[초점] 석유공사 "톨마운트 매각 안한다"···'SPC 투자유치' 재부각?
[초점] 석유공사 "톨마운트 매각 안한다"···'SPC 투자유치' 재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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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석유공사 울산 신사옥 전경 (사진=한국석유공사)
한국석유공사 울산 사옥 전경. (사진=한국석유공사)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과도한 부채비율로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중인 한국석유공사가 북해 유전 사업체 톨마운트 지분 매각 가능성에 대해 매각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5일 "톨마운트 지분 매각은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히며 "고유가 시대로 접어들면서 톨마운트의 사업적 가치도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석유공사의 입장은 최근 제기된 캐나다 자회사 하베스트 매각에 속도를 높여 온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하베스트는 샌드오일 등 자원개발사다. 석유공사는 2009년 4조5500억원을 들여 하베스트 지분 100%를 인수했지만, 이후 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하베스트는 한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13년간 누적 손실이 5조원을 훌쩍 뛰어 넘는다. 그러나 올해들어 유가 급등하면서 캐나다계 민간 자원개발사가 우선협상자로 선정됐고, 매각에 속도가 붙는 분위기다. 

반면 석유공사가 매각 검토 대상이 아니라고 못박은 톨마운트는 영국 자회사 ‘다나 페트롤리엄’이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는 북해 유전 및 가스전 개발 사업체다. 톨마운트의 나머지 지분 50%는 영국 석유개발 업체 프리미어 오일이 보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다나 페트롤리엄이 톨마운트의 지분 중 25%를 이미 매각했다는 관측도 제기됐지만 여전히 50%를 보유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 2020년 7월 이란 가전그룹 엔텍합의 대주주인 다야니 가문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 계약금 578억원 등의 반환을 압박하기 위해 한국 정부의 자산인 다나 페트롤리엄 주식 전부에 대해 걸었던 가압류도 이미 2021년 1월 7일 해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엔텍합은 지난 2010년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 우선 협상자로서 계약금 578억원을 냈지만, 계약이 무산된 이후에도 우리은행,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등으로부터 계약금을 반환받지 못하고 있었다. 이후 엔텍합은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을 제기했고, 2019년 말 최종 승소했다. 이후 2021년 9월 이란군의 한국 케미호 나포 사건, 우리은행 직원의 해당 계약금과 관련한 횡령 사고 등이 발생했고 정부는 올해 5월 우리은행을 통해 엔텍합 측에 계약금과 배상금 중 일부를 지급했다. 

결론적으로 석유공사가 처분할 수 있는 톨마운트 지분이 취득 당시의 비율대로 여전히 남아 있을 뿐 아니라, 지분 매각의 장애물로 여겨졌던 다나 페트롤리엄 주식 가압류 문제도 이미 해결된 셈이다.

석유업계와 투자은행(IB) 업계는 석유공사가 톨마운트 지분을 처분하지 않는 대신 외부 투자 유치를 위한 SPC(특수목적회사) 설립에 공을 들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2020년 4월경 석유공사는 SPC 투자유치 추친 타당성 자문용역을 발주해 국내 대형 회계법인에 컨설팅을 의뢰한바 있다. 해외 자산 중 4조원어치를 SPC에 넘기고 국내 정유 업계 등 전략적 투자자들을 끌어들여 자본을 유치함으로써 재무구조를 개선하자는 취지였다. SPC 설립에는 미국 셰일 기업 이글포드 지분 등과 함께 영국 다나 페트롤리엄 지분을 현물로 출자하는 방식도 거론됐지만 당시 유가가 배럴당 20달러 내외로 하락하는 등 비우호적 여건으로 인해 실제로 이뤄지지는 못했다. 

그러나 유가 급등기로 접어들면서 영국 자회사 다나 페트롤리엄 및 톨마운트의 수익성과 사업 가치가 높아졌고 이외 해외 다른 우량 자산들을 SPC로 묶어 자본 유치하기에 한층  여건이 개선됐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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