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악재속 2Q 매출 '역대 2번째'···영업익 14조원 (종합)
삼성전자, 악재속 2Q 매출 '역대 2번째'···영업익 14조원 (종합)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매출 77조원, 전년比 20.9%↑···영업익, 전년比 11.4%↑
반도체 선방·환율효과 8천억가량 반영···하반기는 불투명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오세정 기자)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오세정 기자)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에 역대 두 번째로 많은 77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와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경기둔화에 따른 수요 위축 등 갖은 대내외 악재 속에서도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도체 부문과 환율 효과가 실적을 이끌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7일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잠정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77조원, 영업이익 14조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의 경우 역대 최고치였던 1분기(77조7800억원)보다는 1% 감소했으나 2분기 기준으로는 가장 많다. 영업이익은 1분기(14조1200억원)보다 0.85% 감소했고, 2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세번째로 많다.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0.94%, 영업이익은 11.38% 증가했다.

이번 실적은 지난 4일 기준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인 매출 77조2218억원, 영업이익 14조6954억원을 하회하는 수준이다. 

시장에선 지난 1년 동안 계속됐던 매출 증가세가 꺾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73조9800억원으로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을 달성한 이래 4분기 76조5700억원, 올해 1분기 77조7800억원 순으로 세 분기 연속으로 신기록을 경신했지만 이번 분기에 기록 행진이 막을 내리게 됐다. 

이날 잠정실적 발표에서는 부문별 세부 실적이 공개되지 않지만 반도체 부문 선방과 환율 효과가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2분기에 반도체 부문에서 10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 등의 영향으로 PC용, 모바일용 수요는 약화됐지만 데이터센터 투자 등 서버용 수요가 견조한 덕분이다.

다만 스마트폰과 가전 등 세트(완성품) 부분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장기화,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수요가 줄면서 부진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상승과 고금리로 가계의 실질 소득이 줄어들면서 IT 수요가 빠르게 위축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등 비용이 늘어 당초 기대보다 이익률도 떨어졌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이 6100만대 수준으로 1분기의 7300만대보다 1000만대 이상 줄어든 것으로 추산했다. TV 출하량은 900만대로 전 분기 대비 28% 감소한 것으로 관측했다.

삼성전자가 대내외 악재 속에서도 2분기에 선방한 데는 환율 효과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1260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2%, 전 분기 대비 5% 급등했다. 올해 1분기 평균 환율(1205.0원)이 작년 4분기(1183.2원)보다 1.8% 올랐을 때 삼성전자는 영업이익에 기여한 환 효과를 3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이를 고려하면 2분기 환율 상승으로 인한 환효과는 83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반도체는 달러로 거래돼 거래실적을 원화로 환산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늘어나게 된다. 스마트폰과 가전의 경우 원자잿값 및 운송비 부담이 커졌지만, 해외 생산기지에서 생산된 제품은 현지 통화로 거래돼 달러화 상승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을 어느 정도 상쇄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하반기 실적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박성순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외적인 악재가 지속되면서 경기 둔화 가능성이 커져 IT 수요 부진에 대한 우려감이 확대되고 있다"며 "PC와 모바일 수요가 줄어들면서 D램 가격의 하락세가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리 인상, 유럽 전쟁, 중국 봉쇄 등 매크로 영향으로 스마트폰 등 IT 세트 수요가 둔화되고 있다"며 "기존에 하반기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한 메모리 반도체 수급 개선도 2023년 초로 지연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삼성전자의 주요 먹거리인 메모리 가격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D램 가격은 3분기에 2분기 대비 최고 10% 하락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낸드플래시 가격 역시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3분기에는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신제품인 '갤럭시 Z 폴드4'와 '플립4'를 출시하는 만큼 신제품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반도체 서버 수요는 견조할 것으로 전망되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도 수율(결함이 없는 합격품의 비율)이 안정되고 제품 가격이 오르는 추세여서 실적이 급격히 고꾸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잠정 실적은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IFRS)에 의거해 추정한 결과이며 아직 결산이 종료되지 않은 가운데 투자자들의 편의를 돕는 차원에서 제공된다"며 "투자자들과의 소통 강화 및 이해 제고 차원에서 경영 현황 등에 대한 문의사항을 사전에 접수해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주주들의 관심도가 높은 사안에 대해 답변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