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친환경 항공유 'SAF' 적용 잇따라···탄소중립 '박차'
항공업계, 친환경 항공유 'SAF' 적용 잇따라···탄소중립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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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항공)
(사진=대한항공)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항공사들이 기후 위기 시대를 맞아 '탄소 감축'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이 가운데 온실가스를 80%까지 줄일 수 있는 친환경 항공유 'SAF'(Sustainable Aviation Fuel)가 미래 항공산업의 이정표로 꼽히고 있다. 

아직까지 전세계적으로 SAF를 생산할 시설과 공급망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지만 이를 개발하기 위한 투자가 지속 이뤄지고 있는 데다 최근에는 적용 성공 사례도 늘어나고 있음에 따라 본격적인 탄소중립 시대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스웨덴 브라텐스항공(BRA)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지속가능한 연료 SAF만으로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지금까지 일반 항공유에 SAF를 1~2%가량 섞은 혼합유를 적용한 사례는 있었으나 자체 SAF 100%만으로 비행에 성공한 사례는 최초다. 

이번 시험 비행은 유럽 양대 항공 제조사인 프랑스 에어버스(AIRBUS)와 이탈리아 레오나르도(Leocardo)가 합작해 출범시킨 항공기 제조사 ATR과 핀란드 정유사 네스테 오이즈가 합작해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SAF를 적용한 터보 프로펠러 제트기는 스웨덴 말뫼를 출발, 스톡홀름 인근의 브롬마까지 날았다.

양사는 유럽연합(EU) 집행위가 EU에서 이륙하는 모든 비행기에 SAF 사용을 의무화하기로 한 시점인 오는 2025년까지 SAF만으로 하늘을 나는 항공기를 인증하는 작업 중이라고 밝혔다. 

이외 지난해 말에는 러시아 S7 항공사가 에어버스 320-271N 기종에 바이오연료 혼합물 10%가 포함된 SAF를 넣고 시험비행에 성공한 사례도 알려져 화제를 모은 바 있다.

SAF란 석유·석탄 등 기존의 화석 자원이 아닌 동물·식물성 기름과 도시 폐기물 가스 등의 친환경 원료로 만들어진 항공유다. 특히 원료 수급부터 소비까지 전 단계에서의 탄소 배출량을 기존 항공유에 비해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다.

때문에 자동차, 기차 등 이동수단 가운데 탄소배출량이 가장 많은 항공기로 사업을 하는 항공업계 입장에서는 SAF가 주요 탄소감축 수단으로 꼽힌다. 

전 세계 항공당국은 SAF가 ESG경영의 중심이 될 것이라며 상용화 시기와 구체적인 목표를 내놓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의 65%를 SAF를 활용해 감축하기로 의결했고 최근 프랑스 정부도 자국 내 항공유 공급업체를 대상으로 최소 1%의 SAF를 혼합해 공급하도록 법제화했다. 지난달 카타르 도하에서 개최된 '항공업계의 유엔총회'로 불리는 IATA 연차총회에서도 SAF가 화두에 오르면서 많은 공감을 끌어냈다.

윌리 월시 IATA 사무총장은 "항공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서 회복하는 동시에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 '제로' 달성을 위한 초석을 다져야 한다"며 "항공업계에 어려운 도전이지만, 미래 세대를 위해 꼭 필요한 조치"라고 강조키도 했다.

(사진=콴타스항공)
(사진=호주 콴타스항공)

다만 아직까지는 SAF를 개발하기 위한 원료 등 공급망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상용화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를 위해 각 국의 정유사들과 비행기 제조사, 항공사들끼리 협력해 SAF 개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 말 에어버스와 호주 항공사 콴타스항공은 자국 내 SAF 개발을 목표로 최대 2억달러(한화 약 2586억원)를 공동 투자를 시작했다. 투자금은 양사가 균등하게 부담하고 항공기 엔진 업체 프랫 앤드 휘트니(P&W)도 소액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앨런 조이스 콴타스항공 최고경영자(CEO)는 "각국 정부와 업계가 함께 항공업계의 탈탄소화를 모색하면서 SAF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지만 SAF 생산을 위한 호주 내 산업시설이 전무한 실정"이라면서 "이번 투자를 통해 자사 소비 항공연료의 1%에 불과한 SAF 사용 비중을 2030년까지 30%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SAF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대한항공과 정유사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말 양해각서 (MOU)를 체결하고 SAF 생산 연구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전에는 사례가 없었던 친환경 자원으로 구성해 개발해야 하기 때문에 단가가 높고 새롭게 도입하는 기술 때문에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면서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SAF 적용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이기에 개발이 된다면 가격 안정화와 ESG 모두 실천이 가능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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