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블레즈 르노코리아 CEO "길리 지분참여는 큰 기회···경영개입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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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문제, 신의 다해 대응하겠다"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는 7일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르노코리아자동차 중앙연구소에서 드블레즈 사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스테판 드블레즈 사장이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사진=르노코리아자동차)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는 7일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르노코리아자동차 중앙연구소에서 드블레즈 사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스테판 드블레즈 사장이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사진=르노코리아자동차)

[서울파이낸스 경기(용인) 권진욱 기자] "2주전 루카 회장에게 한국시장에 대한 향후 5개년 계획을 보고했고 승인을 받았다. 한국에 매우 큰 투자가 이뤄 질 것이다. 해결해야 할 일들은 많지만 이를 꼭 극복해서 성공할 것이다."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자동차 신임 사장의 신념이 담긴 말이다. 그는 지난 3월 1일 르노코리아 신임 대표이사 겸 CEO로 공식 취임했다.

드블레즈 사장은 "과거 브라질 등에서 근무했을 때 얻은 교훈은 실패는 언제나 있을 수 있으며, 위기와 기회는 항상 같이 온다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르노코리아 역시 여전히 한국 시장에서 어려움에 있지만, 뛰어난 인적 자원과 훌륭한 플랫폼을 갖고 있어 이를 극복하는데 중요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AWAK)와 스테판 드블레즈 대표이사와의 만남은 지난 7일 경기도 용인 소재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 디자인센터에서 이뤄졌다. 이날 자리에서 드블레즈 사장은 격 없이 소통을 하려는 모습을 보이면서 경영정상화를 위해 진행하고 있는 상황을 설명했다.

드블레즈 사장은 "한국에 온 이후 지금까지 계속해서 한국 시장을 이해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며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재해 있는 것은 분명하다. 당장 회사 경영정상화를 위한 투자유치와 지분구조 등부터 명확하게 정리해야 하는 것이 가장 우선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한국 시장의 환경과 르노코리아자동차가 직면에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4년간 중국 둥펑-르노에 몸 담으며 경험했던 다양한 사례들의 경험이 아시아 시장에 대한 이해도와 한국 사업을 진두지휘 하는데 중요 자산이 되고 있다"며 "르노코리아의 임직원들의 함께 노력하는 것도 큰 힘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드블레즈 사장은는 지난 3월 르노코리아자동차 대표이사 CEO로 취임한 후 100일째 업무를 수행중이다.

드블레즈 CEO는 만 49세로 2008년 르노 남미시장 차량 개발 총괄 엔지니어를 시작으로 C(준중형)/D(중형) 세그먼트 신차 개발 프로그램 디렉터 등을 거쳐 르노그룹의 선행 프로젝트 및 크로스 카 라인 프로그램 디렉터 등을 역임한 엔지니어 출신의 업계 베테랑이다. 또 그는 자동차 미래사업을 맡아 추진하기도 했다.

(사진=르노코리아자동차)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는 7일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르노코리아자동차 중앙연구소에서 드블레즈 사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스테판 드블레즈 사장과 황은영 본부장의 모습. (사진=르노코리아자동차)

"길리 그룹과의 파트너십, 위기 돌파구 될 듯" 

드블레즈 사장은 "브라질과 중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진행한 프로젝트에서 얻은 세가지 교훈을 한국시장에 접목하면 현대차와 기아에 좋은 대안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그는 "큰 기회와 큰 돌파구는 함께 온다", "경쟁력 있는 인적 자산 확보의 중요성", "언제든 실패는 가능하다" 등을 언급했다.  

르노코리아자동차와 길리의 파트너십과 관련해 그는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이후 20년만에 제 3의 파트너를 만나면서 돌파구를 마련된 셈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그는 "큰 기회와 큰 돌파구는 함께 온다"라고도 표현했다.

이어 그는 "이제 업무 방식을 변화시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길리의 탁월한 기술, 플랫폼, 아키텍쳐, 파워트레인을 활용해 한국 소비자들이 사랑하는 차량을 만들어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르노코리아 자동차의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좀 더 자세히 전했다. 드블레즐 사장은 "완성본은 아니며 향후 방향성으로 이해하시면 된다"며 “르노코리아 자동차의 뒤에는 자동차업계의 주요 플레이어인 르노, 닛산, 길리가 있으며 이를 활용하면 현대차와 기아와는 다른 접근 방식으로 한국시장에서 좋은 대안을 내 놓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 "르노코리아자동차는 품질로만 본다면 3, 4위에 머물 업체가 아니다고 말하고 임기 내에 앞으로 신뢰할 수 있는 품질의 '메이드 인 코리아' 차량을 만들겠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를 통해 최고의 서비스와 최고의 디지털 서비스 및 커넥티드 서비스도 제공한다고 말했다.

"첫 과제는 노사 문제···신의 다해 대응하겠다"

드블레즈 사장은 인적 자원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이에 대해 그는 "한국 자동차 산업은 뿌리 깊은 노사 갈등이 자리 잡고 있다"고 했다. 드블레즈 사장은 "해외 업체들이 한국 투자를 꺼리는 이유 중 하나도 노사 문제다"라며 "르노코리아 신임 CEO가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 중 하나 역시 노사문제이고 노조와 관계에서도 신의를 다하려 한다"고 전했다.

실제 그는 업무 시간의 30%는 노조를 이해하려는 데 할애하고 있다. 이에 대해 드블레즈 사장은 "부임 할 때부터 노사 문제가 중요한 핵심 의제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우리의 경쟁자는 회사 밖에 있다. 이를 노조가 알아줬으면 한다. 개인적으로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부어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해 나갈 것"이라 강조했다. 르노코리아가 최근 2년간 경영 악화로 인해 경쟁력을 상실한 만큼, 그는 새로운 우수 인력 수혈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세운 것으로 보였다.   

더 나아가 드블레즈 사장은 "한국에서 사랑 받는 차를 한국에서 많이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제품 전문가인 그가 판단했을 때 르노 닛산 얼라이언스의 제품을 그대로 한국에 들여와선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같은 점을 고려해 그는 '현지 개발-생산-판매' 전략을 내세웠다. 이를 통해 한국 소비자 입맛에 맞는 제품을 개발해 내겠다는 의지다.   

아울러 그는 "언제든 실패는 가능하다."마지막 교훈을 강조했다.

드블레즈 사장은 "실패가 가능하기에 게임은 더 재미 있어진다. 어려움 없이는 재미도 없다"며 말을 이어갔다. 또 "현재 르노코리아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앞으로의 미래는 우리(르노코리아 임직원) 손에 달려있다"고 덧붙였다. 

르노코리아는 길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3종의 친환경차를 2024~2027년까지 선보일 계획이다. 2024년 선보일 첫 번째 신차가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는 7일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르노코리아자동차 중앙연구소에서 스테판 드블레즈 사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드블레즈 사장이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사진=르노코리아자동차)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는 7일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르노코리아자동차 중앙연구소에서 스테판 드블레즈 사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드블레즈 사장이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사진=르노코리아자동차)

"E-TECH, XM3 하이브리드의 핵심 기술력"

드블레즈 사장은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는 XM3 하이브리드 기술력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먼저 그는 "르노그룹은 2008년 대규모 하이브리드 프로젝트를 진행했지만 초창기 개발 의도와 다르게 기술 자체의 복잡성과 난이도가 높게 나타나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라며 하이브리드 기술력에 대해 운을 뗐다. 
    
이어 그는 "타사와 차별화 되는 르노그룹 E-TECH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기술적 특징은 우선 타사와는 다른 클러치가 없는 기어박스 시스템"이라 강조했다. 클러치를 없앤 이유에 대해서는 "내연기관 엔진과 전기모터 사이의 정확한 파워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드블레즈 사장은 "XM3 하이브리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르노그룹의 E-TECH 시스템"이라 말했다. "E-TECH 하이브리드 시스템 장점은 전기차와 유사한 느낌을 가지는 것이다. 도심 운행 시 전기모터로만 75% 운영이 가능하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타사 시스템은 이 수치까지 제공하지 못한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이어 "CVT를 쓰는 타사 시스템의 경우 가속 시 청각과 가속감 간 괴리가 있어 어색함을 주는 데 르노그룹 E-TECH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경우 이러한 이질감은 전혀 없다"라고 강조했다. 

E-TECH 시스템의 HEV와 PHEV 간의 차이점은 배터리 용량만 다르다. "E-TECH 시스템의 HEV에 배터리 용량만 키우면 PHEV 차량이 된다 라"고 드블레즈 대표는 설명했다. 

QM6 디젤을 단종 계획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드블레즈 사장은 "개별 차종의 계획을 명확히 확인하진 못했지만 이후 한국에 디젤 신차를 내놓을 계획은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미래 전략은 단순하다. 점진적으로 내연기관차에서 HEV를 거쳐 순수 전기차로 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길리 지분참여는 파트너십, 경영개입 없다"

그는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길리와의 파트너십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다양한 성공을 경험한 그는 길리그룹과의 파트너십이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지난 5월 중국 길리그룹 산하의 길리 오토모빌 홀딩스는 증자를 통해 르노코리아자동차 지분 34.02%에 확보하면서 2대주주로 올라섰다.

드레블즈 사장은 "2대주주로 올라서 길리와 파트너십을 두고 많은 말들이 오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중국 자본의 경영권 개입에 분명히 해 주고 싶다"고 했다. 이어 "길리는 기술과 재무 분야에서의 파트너이지 르노코리아의 주요 의사결정 등 경영권 행사에 관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확실히 선을 그었다.

그는 향후 협력적 관계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아직까지 공식 주주는 아니다. 길리의 지분참여는 수개월 내에 마무리될 것이다"라고 길리의 경영 참여 가능성에 대해 선을 긋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이후 길리가 완전한 협력업체 된다면 르노코리아 자동차의 변화와 성장에 좋은 파트너가 될 것이다. 길리와의 합작 제품은 오는 2024년 출시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현재 위기진단과 함께 미래 투자방향에 대해서도 밝혔다. 한때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내구성과 가성비 높은 차량들을 선보이며 10%를 넘는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그 이유에 대해 드레블즈 사장은 "신차개발을 위한 투자와 연구개발이 늦어진 점과 주력차종의 경쟁력 약화"라고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에 온 이후 지금까지 계속 고민하고 있다" 전했다. 

드블레즈 사장은 중국 길리그룹과의 투자와 새로운 파트너십을 이루고, 프랑스 본사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 대대적인 인력보강과 내부 혁신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르노는 장기적으로 CMA 플랫폼을 사용해 큰 차량을 만들어 낸다. 위에서 얘기한 르노의 창의력과 길리의 기술력을 활용해서 한국의 중간 세그먼트 시장을 잡을 예정이다. 현재 한국적인 차량을 만들기 위해 디자인을 비롯해 기술진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어 "CMA 플랫폼에 르노의 창의력을 더하면 어떤 것이 펼쳐질지 한국에서 어떤 모델을 선보일지 기대해도 좋다"며 "하이브리드 다음으로 내놓는 전기차에는 또 다른 플랫폼이 활용된다"라고 말했다.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는 7일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르노코리아자동차 중앙연구소에서 드블레즈 사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르노코리아자동차)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는 7일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르노코리아자동차 중앙연구소에서 드블레즈 사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르노코리아자동차)

"한국은 유럽보다 변화가 빠른 시장" 

부임한 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한국 자동차 소비자 및 시장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밝혔다.

드블레즈 사장은 "한국으로 부임하기 전에도 중국에서 한국과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와 이후 프랑스 본사에서 C/D 세그먼트 개발을 담당하면서 한국 시장을 분석할 기회가 있었다"며 "한국에 부임한지는 4개월 정도 밖에 안되었지만 르노가 한국 시장에서 부족한 것과 잘 하는 것을 파악하기 시작한 것은 8년이 됐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한국 소비자들은 우선 큰 차를 좋아하고, 새로운 것과 현대적인 것에 대한 욕구가 큰 것 같다. 또 한국은 변화가 굉장히 빠른 시장이다. 유럽이 훨씬 느린 느낌이다. 이 연구소만 해도 본사보다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좋은 것이 많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파악하기 어려운 부분이 현재의 새로운 것과 과거로부터 이어온 문화 사이의 어떤 포인트에서 한국 고객들이 호응을 보내는지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 이해 중이다"라고 솔직하게 답변해줬다. 

소형 전기차 트위지에 대해서는 "한국에서 성공하지 못한 것은 인정한다"며 "현재 유럽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 단계인데 한국시장에서는 아직 생각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국 부임에 대한 질문에서도 "실망했다"라며 가식없이 솔직하게 답변해 현장에 있던 임직원의 표정에는 긴장을 하는 듯 보였다. 반면 기자들은 웃음으로 유머러스한 답변에 웃음으로 답했다.

그는 좀 더 자세히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루커 데 메오 르노그룹 회장이 사무실로 불러 한국으로 가면 어떻겠냐고 말하는 순간 한국시장은 실적 부진과 노사 갈등이 도사린 곳으로 알려져 있는 곳임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회장님의 말이 실망스러웠다."고 했다.  

"르노코리아 자동차에는 3개의 빅 플레이어가 있다며 르노그룹, 닛산, 길리를 강조했다. 그래서 한국시장에서 르노코리아 자동차가 현대차의 좋은 대안으로 자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드블레즈 대표는 자신했다. 

간담회를 끝내면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면서도, 변화와 혁신에 능동적으로 움직이지 않으면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는 것. 글로벌 시장에서 대부분 회사들이 당연히 여기는 것이지만, 이를 실천하고 성과를 내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글로벌 기업들이 오랫동안 생존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프랑스 르노그룹도, 르노코리아도 마찬가지다"라고 솔직하게 답변한 드블레스 사장의 말이 되새겨 졌다. 

이번에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와 자리한 스테판 드블레즈 사장은 진중하면서도 격 없이 소통하려는 모습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었다. 르노코리아 자동차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성공을 거둘지 드블레즈 사장의 행보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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