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물가 쇼크'에 원·달러 환율 1320원 돌파···연고점 경신
'美 물가 쇼크'에 원·달러 환율 1320원 돌파···연고점 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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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원·달러환율 전날 종가 대비 5.9원 증가
'슈퍼달러' 흐름 지속···"1320원대 등락 전망"
(사진= 픽사베이)
(사진= 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원·달러환율이 미국의 물가 쇼크 영향으로 급등하며 장 시작과 동시에 연고점을 경신했다.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9%대(9.1%)를 기록한데 이어 6월 생산자물가까지 11%대로 치솟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가속화 우려가 증폭되면서 원·달러환율이 13년2개월만에 장중 1320원대를 돌파했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5.9원 오른 달러당 1318.0원에 개장했다. 장 시작과 동시에 지난 12일 기록한 장중 연고점(1316.4원)을 사흘 만에 갈아치웠다. 이후 원·달러환율은 오전 9시9분쯤 장시작 대비 2.7원 오른 1320.7원으로 집계, 오전 10시3분 현재 기준으로 1323.0원을 기록하는 등 1320원대에서 등락하고 있다. 환율이 1320원대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09년 4월30일 이후 처음이다.

원·달러환율이 치솟은 것은 미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전날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9.1%를 기록하며 41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했고, 이 여파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 뒤늦게 반영되면서 슈퍼달러 현상에 힘을 보탰다. 이후 발표된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도 11.3%를 기록하며 우크라이나 사태 직후 사상 최고치였던 11.6%에 근접하자 달러화 상승폭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전날 가능성이 제기됐던 미 연준의 '울트라 스텝(기준금리 1.00%포인트 인상)' 우려는 누그러든 모습이다. 주요 연준 인사들이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당초 시장 예상과 부합한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이 단행될 것이라는 시그널을 보냈기 때문이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7월에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지지하고 있다"며 "향후 확인되는 경제 지표에 따라 더 큰 폭의 금리 인상으로 기울 수도 있지만, (울트라 스텝은) 어제 시장이 약간 앞서 갔을 수 있다"라고 밝혔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에 무게를 둔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7월 회의에서 0.75%p 금리 인상을 선호하고 있다"며 현재의 금리 인상 속도가 적당하다고 언급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 연준의 울트라 스텝 가능성을 배제한다고 하더라도 원·달러환율의 상승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달러화에 대한 수요는 더 높아지고 수출·외환보유액 감소 등은 원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미국뿐 아니라 유럽 등 글로벌 외환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데다 한국 무역수지가 중국, 독일, 대만 등과는 달리 적자로 반전되며 외환보유액이 감소하고 있어 원화에 불리한 환경이 조성됐다"며 "올해 4분기 원달러환율은 평균 1320원대에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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