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새 '금융당국 투톱'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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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새 정부에서 금융시장을 이끌어 갈 금융당국 수장을 두고 업계와 시장이 보이는 반응이 이렇게 미온적이라니 걱정입니다."

김주현 금융감독원장이 내정된 지 한 달여 만인 지난 11일 취임하면서 앞서 금융감독원 수장에 오른 이복현 원장과 '금융당국 투톱' 체제가 구축됐다. 하지만 두 인물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기대보다는 우려가 먼저 나오는 분위기다. 금융당국을 이끌 인물로 적격한지부터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김주현 위원장은 과거 론스타의 외환은행 불법 인수 과정을 묵인하고, 이명박 정부 시절 산업은행 민영화를 무리하게 추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여기에 후보자 지명 직전까지 여신금융협회 회장을 역임하며 금융위의 정책 결정과 집행에 직접적 이해충돌이 발생할 우려가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복현 원장을 바라보는 의구심은 더 짙다. 20여 년 검찰에 몸담았다 돌연 금감원 수장에 오른 그는 윤석열 정부의 '검찰권력 확장', '검찰 독식인사' 비판의 정점에 섰다. 금융시장에 대한 전문성은 고사하고, 전형적인 검사 출신인 이 원장이 금감원 수장에 자리하면서 저해될 독립성과 공정성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다.

두 수장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지만 이들에게 주어진 역할은 어느 때보다, 어느 곳보다 막중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현재진행형인 중에 물가·금리·환율이 치솟는 '3고'(高)에 직면한 복합경제위기 상황을 안정시키는 중추적 과제를 안았다. 

이들 역시 취임사에서 "금융시장 안정 최우선"을 역설하며 당면한 경제·금융위기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냈다. 향후 일어날 금융 상황을 다각도로 예측하고 가능한 정책 수단을 동원해 적시에 대응하는 한편, 금융기관의 건전성 제고를 통해 금융시스템의 안정을 도모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변화무쌍한 금융시장 환경은 그들의 진단이나 계획만큼 녹록지 않아 보인다. 2000조원에 육박한 가계부채를 관리하고, 소외된 금융소비자는 없는지 세심히 살피는 데 주력해야 한다. 민생경제 악화로 신음하는 국민들은 금융당국 수장의 혜안과 뚝심을 어느 때보다 기다리고 있다. 

"국민이 필요로 하고 기대하는 금융 정책에 힘쓰고, 금융 부문 신뢰 제고를 위해 앞으로도 수시로 긴밀히 소통합시다."

김 위원장과 이 원장은 최근 첫 만남을 갖고 현재의 복합 금융위기에 공동 대응하고, 국정과제를 차질없이 추진하는 데 뜻을 같이했다. 검찰과 경제 관료로 각 분야에서 관록을 쌓아온 '금융투톱'이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 어떻게 대응하고 안정을 꾀할지 금융권은 물론 국민이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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