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천장 뚫은 환율 '숨고르기' 들어갈까···ECB 회의 '주목'
[주간환율전망] 천장 뚫은 환율 '숨고르기' 들어갈까···ECB 회의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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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320원 첫 돌파
울트라스텝 관측↓·매파적 ECB 전망에 '숨고르기' 전망
"내주 FOMC 경계감 속 강달러 모멘텀 뒤집기 어려워"
지난 15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서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서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이번 주(18~22일) 원·달러 환율은 오는 27~28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대기하며 방향성 탐색에 나설 전망이다.

급격히 올라섰던 '울트라스텝'(1.0%p 금리인상) 가능성은 소비 및경제지표 개선세에 소폭 둔화했고, 이번 주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통화정책 행보를 예고한 유럽중앙은행(ECB)의 결정 역시 일방적 강(强)달러 국면을 제한할 재료로 작용할 공산이 높다.

다만, 내주 FOMC 회의에서도 강한 금리인상 기조가 반영될 가능성이 높고, 20년 만에 기록한 유로-달러 패리티(등가)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국내 외환시장에서도 강달러 국면에 큰 변화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며 달러당 1300원대 상단에서 오르내릴 전망이다.

1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10시 기준 전거래일(1326.1원)보다 5.8원 낮은 1320.3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시장에서의 낮은 레벨을 반영해 전거래일보다 7.8원 낮은 1318.3원으로 개장한 뒤 오전 중 빠르게 낙폭을 되돌리며 1320원대 초반까지 올라섰다. 현재는 1320원대를 기점으로 횡보세를 보이고 있다.

직전 거래일인 지난 15일 원·달러 환율은 하루 만에 14.0원이 뛰면서 1326.1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는 외환위기 당시인 지난 2009년 4월29일(1340.7원) 이후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발(發) 물가 쇼크가 글로벌 달러 강세를 지지하는 가운데 경기침체 우려 속 외국인들의 이머징(신흥국) 탈피 및 롱(매수)플레이가 쏟아졌다. 여기에 중국의 경제성장률(2분기 전년동월대비 0.4%) 둔화에 위안화도 약세를 보이면서 원화는 속수무책 무너졌다.

이번 주 외환시장에서는 내주 있을 FOMC에서 금리인상 보폭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만큼 달러당 1300원대를 웃돌며 경계 심리가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그간 심리적 지지대가 계속해서 무너지면서 고공행진 해왔던 만큼, 현재 환율 수준에서 추가적인 급등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미국 소매판매(전월대비 1.0% 증가)가 예상치(0.8%)를 웃돌았고, 이달 미시건 소비심리지수도 전월(50.0)보다 개선된 51.1을 기록했다. 견고한 소비심리 지표는 경기침체 우려를 낮췄다. 또 1·5년 기대인플레이션은 각각 5.2%, 2.8%를 기록해 전월(5.3%, 3.1%)보다 하향 안정되는 등 물가 '피크아웃'(정점을 찍고 하강)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지난 14일(현지시간) "75bp(1bp= 0.01%) 인상도 강력하다"면서 "100bp를 올리지 않았다고 해서 연준이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있다는 식의 언급은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중도 성향의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총재도 75bp 인상을 지지한다고 밝히는 등 이달 연준의 금리 결정은 울트라스텝보다는 '자이언트스텝'(0.75%p 금리인상)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여기에 오는 21일 열릴 ECB의 통화정책 회의는 오는 9월까지 정책금리 인상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지난달 내비쳤던 만큼, 11년 만에 첫 금리인상이 예상된다. 선반영 인식 작용 가능성도 높지만, 11년 만에 금리인상을 내리는 결정은 심리적 지지대를 형성하며 일방적인 달러 강세 분위기를 가라앉힐 재료로 소화될 가능성이 있다.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화지수는 현재 고점(109) 대비 107선 후반을 오르내리고 있다.

시장 예상보다 긴축 부담이 완화되긴 했지만, 글로벌 강달러 국면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게 시장의 중론이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에너지 위기와 맞물린 경기 침체 우려는 더욱 심화되고 있고, 연준의 긴축 기조 전환 및 러시아 전쟁 종료 등의 대외적 큰 변화가 도래하지 않는 한, 강달러 국면을 뒤집을 수는 없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ECB의 통화긴축 속도는 연준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매우 느린 상태인데, 이는 미국 달러화와 유로화의 패리티를 이루는 데에도 상당한 기여를 했다. 역내 취약국 국채금리 급등 가능성 등에 금리인상 속도도 더욱 가속화하기 어려워 보인다. 시장에서 ECB가 25bp 인상에 나설 것으로 확실시 하는 이유도 최근 경제 둔화 가능성에 따른 우려가 상당해 공격적인 행보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어서다.

러시아의 대(對)유럽 가스관 중단이 지속될 것인지도 관심사다. 공급 재개가 막힐 경우 △천연가스 가격 급등 △주가 하락 △유로존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이어져 금융시장이 추가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달러인덱스를 결정하는 유로화 비중은 60%에 달한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 1270~1325원

20년 만에 기록한 유로-달러 패리티 상황은 일시적이기보다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1일 노드스트림1의 정비 종료가 예상돼 있으나, 유로존은 전쟁 장기화 속 에너지 불안과 펀더멘털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하반기 전망에서 유로-달러 패리티의 하회 시점을 4분기로 예상했지만 전쟁 장기화 속 에너지 위기와 맞물린 경기 침체 우려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하반기 시계로 보면 펀더멘털 부진 속 ECB의 정책 대응 부재로 유로·달러 환율은 패리티를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

6월 미국 소비자물가 발표 이후 7월 FOMC에서의 100bp 인상 가능성도 높아졌다. 연준 긴축 경계감이 지속되면서 분위기 반전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정용택 IBK투증권 연구원: 1312~1330원

심리적 지지대가 계속해서 무너지며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했기 때문에 정확한 고점을 판단하기 어렵다 단, 최근 뉴욕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내 환율 및 달러인덱스가 최근 상승폭을 반납했기 때문에 장내 환율도 하락 출발이 예상된다. 추가 상승 여지도 있지만 가격은 고점에 도달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환율 급등에는 여러 요인들이 있지만 물가가 주요 변수로 작용하는 만큼, CPI를 바탕으로 계산한 달러화 및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달러화는 이미 36개월 이동평균선을 초과하며 급등한 모습을 나타냈기 때문에 하락 반전 가능성이 높은 국면이다. 연준의 긴축 부담 및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모두 달러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추가 급등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판단하면서 전주 대비 하락한 뒤 소폭 상승하는 움직임을 예상한다.

글로벌 주요국 생산자체감지수 발표는 경기침체 우려를 다시 부각시키고, 달러화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연준의 긴축 부담 및 주요국들의 경기침체 우려 모두 달러화 강세를 견인한 가운데 유로존의 에너지 공급 차질 우려가 부각되고 있어 구매관리자지수(PMI) 부진 가능성도 높다. 50 밑으로 하락할 경우 ECB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유로존 내 경기침체 가능성이 확대돼 유로화·원화 동반 약세 흐름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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