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재무건전성 개선···부채율 20년 새 절반↓·고위험군도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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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323%→2020년 160%대···항공·해운 높고, 전자·제약 낮고
대우조선해양, 부채율 400% 상회·영업적자·순손실 '트리플 악재'
자료=한국CXO
자료=한국CXO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국내 대기업 재무건전성이 최근 20년 사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1000대 기업의 부채비율이 300%대에서 절반으로 급감했고, 400%가 넘는 고위험군도 크게 줄었다. 항공·해운 등 운송업과 전기·가스업 부채율이 높은 반면, 전자, 제약업종은 낮아 대조를 이뤘다.  

최근 사회적 이슈의 중심에 선 대우조선해양은 기업 존립 위기로 인식되는 부채율 400%가 넘었고, 1분기 영업적자·순손실을 기록해 경영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00년~2021년 국내 1000대 기업 부채비율 변동 분석'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 1000대 기업은 상장사 기준이고, 각 년도 매출 순이다. 부채비율은 별도 및 개별 재무제표를 참고해 계산이 이뤄졌다.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인 부채비율은 수치가 낮을수록 재무건전성이 높다. 통상 200%를 넘으면 경영에 불안요소가 높아지고 300%면 금융비용이 순이익을 깎아먹는 상황이며, 400%면 기업 존립이 위태롭다는 의미로 인식된다.

자료=한국CX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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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에 따르면, 국내 1000대 기업의 전체 부채비율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160%다. 2000년 323%에 달했던 당시와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부채비율은 IMF 당시 589%까지 치솟은 후, 감소세를 보였지만, 2000년대 초반 300%대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후 2004년(264%) 처음으로 300%를 밑돌았고, 2008년(216%) 200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2010년(189%)부터는 본격적으로 200% 미만이 왰고, 2009년에는 153%로 최근 20년 새 가장 낮은 부채비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현재 상황이 유지되면 제2의 IMF외환위기가 발생할 가능성도 현저히 낮아진다고 한국CXO 측은 평가했다. 

부채비율이 400%가 넘는 고(高)위험 기업도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 2000년만 해도 1000곳 중 157곳이 부채비율 400%를 넘었다. 2001년(139곳)과 2002년(110곳)에도 100곳이 넘었다. 이후 큰 폭 줄면서 2006년 59곳으로 가장 적었고,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70곳 미만 수준을 유지했다. 

부채비율을 업종별로 보면 희비가 엇갈린다. 해운·항공·육상물류 등이 포함된 운송업의 지난해 평균 부채비율은 162.7% 수준이었다. 주요 업종 중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이 중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말 2200%를 넘어섰고, 티웨이항공(1495%)과 에어부산(674%), 제주항공(587%) 등도 500%를 넘어섰다. 대한항공은 275%로 항공사 중에서는 부채비율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에 속했다. 

운송업 다음으로 전기·가스업(142.1%), 건설(132.2%), 조선·항공우주업(122%) 순으로 부채비율이 높았다. 이와 달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포함된 전자업은 47.3%로 가장 낮았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30%에 불과했다. 이외 △제약업(51.4%) △철강·금속(51.8%) △석유화학(58.1%) △자동차(60.9%) △정보·통신(72%) △식품(78.5%) △유통(87.2%) △기계(90.1%) 업종 등은 100% 미만이었다. 

대우조선해양은 부채비율이 400%를 넘고, 1분기 영업적자와 순손실을 동시에 기록, '트리플 악재'에 처했다. 국내 1000대 기업 중 매출 '1조 클럽' 비(非)금융 업체인 곳 가운데 유일했다. 이 회사의 올 3월 말 기준 자본총액은 1조 6359억 원, 부채총액은 8조 9424억 원으로 부채비율은 546.6%에 육박했다. 지난해 말(390.7%)보다 155%p 급증했다. 재무건전성이 3개월 새 급격히 악화됐다.

여기에 1분기 영업적자 4700억 원, 순손실 4900억 원에 달했다. 지난해에도 연간 부채비율이 400%에 육박했고, 영업적자와 당기순손실도 무려 1조 7362억 원, 1조 6731억 원을 기록했다. 

자료=한국CX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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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2015년 대우조선해양의 부채비율은 4000%가 넘을 정도로 재무건전성이 매우 심각했었다"며 "이로 인해 경영 개선의 일환 중 하나로 2015년 당시 1만 3000명이 넘는 직원 수도 3년 새 3000명 정도 감축한 1만 명대 초반 수준으로 떨어지더니 올 1분기에는 8800명대로 9000명 미만을 유지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 소장은 "매출 체격과 영업내실 체력이 동시에 향상되지 않을 경우 대우조선해양의 향후 직원 수는 현재보다 더 적어지고, 급여 수준도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농후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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