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에 교역조건 15개월째 악화···수출물량 9개월 만에 하락
고유가에 교역조건 15개월째 악화···수출물량 9개월 만에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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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금액지수 19개월째↑···물량 2개월 만에 ↓
부산항 신선대부두. (사진= 연합뉴스)
부산항 신선대부두. (사진= 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우리나라 교역조건이 15개월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국제유가와 원자재가격 상승이 장기화로 수입·수출가격이 모두 올랐지만 수출이 수입가격 오름새에 미치지 못한 영향이다.

최근 달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원·달러환율이 1300원대를 뚫는 '고환율' 상태가 지속되는 데다 수출물량도 9개월 만에 꺾이면서 수출 여건 악화 상황이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6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달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입가격(22.0%)이 수출가격(9.9%)보다 더 크게 오르며 전년 동월 대비 10.0% 하락한 85.18을 나타냈다. 이는 15개월 연속 하락인 데다, 전월 대비로도 0.6% 줄어든 수치다. 

순상품교역지수는 한 단위를 수출한 대금으로 살 수 있는 수입품의 양을 비율로 나타낸 지수다. 해당 지수가 100 이하로 떨어지면 수입품에 비해 수출품이 상대적으로 가격을 잘 받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즉 교역조건 악화를 의미한다.

수입가격 상승은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국제 유가·원자재가격 상승이 주 원인으로 파악된다.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놓은 우리나라의 경우 유가에 가격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6월 한달 동안 원유 가격은 약 20% 폭등한 바 있다. 100달러 전후를 오가던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RI) 가격은 6월9일 기준으로 120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수입금액지수는 167.54로 1년 전에 비해 20.5% 상승했다. 19개월 상승세다. 운송장비, 기계 및 장비 등이 내렸으나 광산품, 컴퓨터,전자및 광학기기 등이 상승하며 수입금액지수를 끌어올렸다.

반면 수입물량지수는 2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수입물량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3% 감소한 120.53을 나타냈다.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화학제품 등이 오른 반면 광산품, 석탄 및 석유제품 등이 내린 영향이다.

지난달 수출금액지수는 139.52로 전년 동기 대비 6.9% 상승했다. 전기장비(-5.7%), 기계 및 장비(-5.3%)는 내렸으나 농림수산품과 석탄 및 석유제품이 각각 41.4%, 79.1% 증가했다. 다만 수출금액지수 상승폭은 수출물량 감소에 영향을 받아 약 20%의 상승폭을 보여준 지난달보다는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

화물연대 파업 여파도 수출·수입물량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물량 지수가 전반적으로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있는 것은 지난달 일주일간 전국 단위로 이어진 화물연대 총파업에 영향을 받은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우리나라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나타내는 소득교역조건지수(100.38)는 수출물량지수(-2.7%) 및 순상품교역조건지수(-10.0%)가 모두 내리면서 전년 동월 대비 12.4% 하락했다. 이는 5개월 연속 하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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