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 메시지 쏟아낸 美연준 인사들···환율·국고채 금리 급등
'매파' 메시지 쏟아낸 美연준 인사들···환율·국고채 금리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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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원·달러 환율, 5.6원 오른 1310.3원에 마감
국채금리도 일제히 상승···3년물, 5일來 3.1%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사진= 플리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사진= 플리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인사들이 여전히 '매파'(통화긴축 선호)색을 강하게 드러내면서 국내 외환·채권시장이 출렁였다. 지난달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완화됐던 통화긴축 전망에 되돌림이 나타나면서 원·달러 환율은 재차 1310원대로 올라섰고, 국고채 금리도 높아진 미국 금리를 좇아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울은 전거래일(1304.7원)보다 5.6원 올라선 1310.3원으로 마감했다. 환율이 1310원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달 27일(1313.3원) 이후 5거래일 만이다.

이날 환율은 간밤 급등한 역외환율 레벨을 반영해 전거래일보다 10.3원 갭업한 1315.0원으로 개장했다. 정오까지 오름폭을 빠르게 반납하며 1307원대로 레벨을 낮추기도 했으나, 오후 들어서는 오름세로 전환해 1310원 상단에서 장을 마감했다.

같은 날 국고채 금리도 장·단기를 불문하고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이날 서울채권시장에서 3년물 금리는 전거래일보다 5.3bp(1bp= 0.01%) 오른 301.8%를 기록했다. 3년물 금리가 3.1%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달 28일 이후 4거래일 만이다.

이외에도 △2년물 3.131%(6bp) △5년물 3.146%(5.9bp) △10년물 3.156%(4.3bp) △20년물 3.158%(1.4bp) △30년물 3.137%(1.7bp) △50년물 3.094%(1.8bp) 등으로 마감했다.

앞서 시장에서는 지난달 FOMC 이후 경기 침체를 우려한 연준이 남은 회의에서 금리인상 기조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형성됐다. 이런 기대에 국채금리는 빠르게 레벨을 낮췄고,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200원대까지 내려섰다. 하지만 이런 시장의 기대에 간밤 연준 고위인사들이 매파 인사를 쏟아내며 제동을 걸었고, 낙폭이 되돌려졌다는 것이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2일(현지시간) 오는 9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p 인상하는 게 적절하다고 평가하면서 "온건한 연준을 기대하는 시장을 이해할 수 없다"며 "물가 안정을 위해 갈 길이 아직 멀다"고 말했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더 나아가 "(오는 9월) 0.5%p 금리인상이 타당하다는 평가지만, 0.75%p (금리인상도) 괜찮다"고 전했다. '자이언트스텝'(0.75%p 금리인상)을 3회 연속 단행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역시 인플레이션 억제 목표를 달성했다는 '매우 강력한 증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상황이 이렇자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기준금리 예측 프로그램인 '페드워치'에선 내달 연준의 자이언트스텝 가능성이 하루 만에 29.0%에서 41.5%로 솟구쳤다.

이에 2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1.23%),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0.67%), 나스닥지수(-0.16%) 등 뉴욕 3대 증시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는 전장보다 0.86% 오른 106.17을 기록했으며, 미 국채 금리를 대표하는 10년물 금리 역시 전장보다 6.96% 뛴 2.747%를 기록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채 금리가 단기적으로 상당폭 빠졌는데, 간밤 미국 장중 금리 상승 반전했던 영향이 우리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봐야할 것 같다"면서 "연준의 행보가 완화됐다는 기대를 연준 인사들의 매파 발언을 통해 되돌림이 나타난 것이다. 여전히 강력한 매파적 행보의 금리인상기가 유효하다는 것을 시장이 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도 국내 외환·채권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일정에 없던 대만 방문이 전격 이뤄지면서 미국과 중국간 군사적 대립 양상이 강해졌다. 특히 미·중 간 상호 과격한 언급도 서슴지 않으면서 무역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됐고,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다만, 시장 내 컨센서스가 극단적인 무력 충돌로 연결된다거나 경제적인 문제로 격화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으로 이어지면서 '리스크오프'(위험자산회피) 심리는 제한됐다는 관측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마찰음은 있겠으나, 극단적인 상황으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녹아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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