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 돈 2분기 어닝시즌···자동차·2차전지 '웃고' 증권 '울고'
반환점 돈 2분기 어닝시즌···자동차·2차전지 '웃고' 증권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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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54%, 영업익 컨센서스↑···탄탄한 가격 경쟁력·시장 점유율 주효
금융지주, 이자이익 확대에 호실적···증권, 주식시장 침체 등에 '급전직하'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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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올해 2분기 어닝시즌이 반환점을 돈 가운데, 글로벌 경기 둔화 등 매크로(거시경제) 우려에도 대체로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가격 경쟁력과 시장 점유율이 부각된 기업은 대체로 양호한 실적을 시현했다. 반면 올 들어 부쩍 나빠진 업황에 '어닝 쇼크'를 낸 곳도 적잖아, 업종별 양극화가 두드러졌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까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상장사 중 증권사 세 곳 이상이 분석에 참여한 111곳 가운데 60곳(54%)이 영업이익 컨센서스를 상회했다. 강민석 교보증권 연구원은 "두 달간의 중국 도시 봉쇄와 경기둔화로 인한 수요 감소, 원자재 및 인건비 등 비용 증가에 따른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미 발표된 실적은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국내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전쟁 이슈 등 여러 대외 악재에도 선방했다. 반도체 가격 상승에 더해 전체적인 판매량 증가,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 등이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삼성전자는 매출 77조2036억원, 영업이익 14조971억원으로, 각각 역대 두 번째, 세 번째 수준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매출액 13조8110억원으로, 처음으로 13조원을 넘겼다.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56% 급증한 4조1926억원으로, 2개 분기 만에 4조원대를 회복했다. 컨센서스(3조9466억원)도 웃도는 규모다.

자동차업종의 선전도 눈에 띈다. 현대차의 2분기 매출액은 35조9999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조9798억원으로, 2012년 2분기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다. 기아의 2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보다 50.2% 급증한 2조2341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2조원을 넘겼다. 현대차와 기아의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각각 30.5%, 22% 웃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과 철강 등 원재료 가격 상승 등 악재에도 탄탄한 시장 점유율과 고수익 차량 판매 증가, 우호적 환율 등이 이를 상쇄했다. 현대차의 글로벌 평균판매단가는 2만4100달러, 기아차는 2만4200달러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 6.4% 상승했다. 가격을 인상했음에도 차량 구매 수요가 계속 몰리면서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2차전지 관련 업체 역시 압도적으로 시장을 점유하면서 호실적을 거뒀다. 글로벌 양극재 시장 1위이자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 1위 기업 에코프로비엠은 2분기 102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시장 전망치(680억원)를 51.3% 웃돌았다. 3위 업체 포스코케미칼도 영업이익 552억원으로 전망치를 72.6% 초과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양극재 주요 원재료인 니켈, 코발트, 망간, 리튬 등의 1분기 가격 상승분이 판가에 반영되면서 양극재 가격 인상 효과가 약 30~40% 가량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하반기에도 주력 고객사들의 양극재 수요 증가와 가격 상승 효과로 지속적인 실적 상승세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금융사들의 희비는 엇갈렸다. 4대 금융지주는 나란히 호실적을 냈다.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상반기에만 3조원에 가까운 당기순이익을 거뒀고,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도 2조원에 육박한다.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를 맞아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핵심 계열사인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크게 개선된 영향이다. 

반면 증권사들은 대체로 '실적 쇼크'를 맞고 울상지었다. 한국투자증권은 2분기 순이익이 7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21% 급감했다. 업계에서 가장 큰 감익폭이다. NH투자증권(-57.8%), KB증권(-58.1%), 신한금융투자(-41.4%) 등 주요 증권사들도 40~50%대 뒷걸음했다. 올 들어 뚜렷해진 증시 부진과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평가 손실로 대부분 실적 급전직하를 맞았다.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이 발표되면서 2분기 이익 컨센서스는 지난달 말부터 소폭 상향 조정되고 있다. 하지만 하반기 경기둔화 우려로 인해 3~4분기 이익 컨센서스는 하향 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하반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대비 5.2% 감소한 123조원 수준으로 고점 대비 9.4% 하향 조정됐고, 당기순이익도 11.2% 줄어든 89조원 수준으로 고점보다 8.1% 낮아졌다.

강민석 연구원은 "전체적인 상장기업들의 하반기 이익 하향 조정에도 불구하고 2분기 실적 발표 후 오히려 하반기 이익 컨센서스가 상향되고 있는 경기관련소비재(자동차)와 산업재(상사자본재, 운송) 업종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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