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强달러 지속되나···美CPI 경계감에 변동폭 '제한적'
[주간환율전망] 强달러 지속되나···美CPI 경계감에 변동폭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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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지표 '서프라이즈' 속 强달러 전환
미국 CPI 발표 전 피크아웃 기대 증가
CPI 수준에 따라 시장 방향성 정해질 듯
미국 달러화. (사진= 픽사베이)
미국 달러화. (사진= 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이번 주(8~12일)는 외환시장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가 오는 10일 발표되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집중하고 있다. CPI 수준에 따라 세계의 성장과 물가, 이에 대한 시장의 균형이 결정되는 한 주가 될 전망이다. 다만, 직전 고용 서프라이즈를 반영한 글로벌 강(强)달러 흐름이 확대된 만큼, CPI 발표의 시장 내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10시 기준 전거래일(1298.3원)보다 6.0원 높은 1304.3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환율은 미 고용보고서 개선세에 전거래일보다 6.7원 갭업한 1305.5원으로 개장한 뒤 오전 장중으로는 1300원 초반대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피봇(기조 전환) 기대감으로 약세 흐름을 보였던 글로벌 달러는 비농업 고용지표가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내달 '자이언트스텝'(0.75%p 금리인상) 가능성을 높였다. 고용지표는 52만8000건을 기록해 예상치(25만건)를 2배 이상 상회했고, 실업률(3.6%→3.5%)도 개선됐다. 이는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것이다.

이에 미국 국채 주요 금리인 2년물과 10년물은 각각 18bp(1bp= 0.01%), 14bp 급등했고, 내달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공격적인 금리인상이 가능할 것이란 시장의 전망이 커졌다.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 역시 전주 대비 0.68% 상승한 106.62를 기록했다.

다만 시장에선 이같은 강세폭이 파월의 피봇 기대감 공조에 따라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렀다는 평가다.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일부 완화됐지만, 연준의 금리인상 부담은 이미 수개월 넘도록 이어진 매크로(거시경제) 이슈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세계는 이번 주 발표되는 미 CPI 결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 6월 미 CPI는 9.1%로 시장 전망치(8.8%)를 뚫고 과거 1981년 이후 41년 만에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다. 그러나 오는 10일 발표될 지난달 소비자물가의 예상치는 8.7~8.9%로, 물가 '피크아웃'(정점을 찍고 하강)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상황이다.

국제유가(서부텍사스산원유 기준)는 배럴당 90달러 밑으로 내려가 우크라이나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귀했고,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하는 7월 글로벌 공급망압력지수도 18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밀, 식물성 유지 팜유 등 곡물가 동향도 안정적 흐름을 보이면서 전쟁, 공급망 차질 등 글로벌 가격 충격 요인들이 정상적인 등락 수준으로 돌아오고 있다.

물론 본격적인 물가 상승률의 하락은 원자재 가격 하락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상품·서비스 가격 안정이 선행돼야 한다. 즉, 기대인플레이션의 하락 등 금리인상의 더욱 구체적인 영향이 반영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인플레이션 압력이 점차 경감되고 있다는 시각이 커지는 등 업계에선 과거와 달리 미 CPI가 시장 내 컨센서스를 상회할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글로벌 경제 정세에 전환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이나, 이주 금융시장 변동폭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미 CPI 발표까지 경계심이 짙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 6월 소비자물가 발표가 약 3주간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쳤던 만큼, 컨센서스에 부합한 물가는 안도감보다 단기적인 재료 소멸 인식이 더욱 강할 것이란 관측이다. 미국 고용 서프라이즈발(發) 영향과 함께 맞물리며 당분간은 경기침체 우려 및 긴축 부담 사이 뚜렷한 방향성을 나타내지 않고, 좁은 범위 내 변동하는 관망세가 짙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외에도 오는 10일 중국 생산자물가지수(PPI),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국제에너지기구(IEA) 의 원유시장 보고서 이후 유가 변화(11일), 미시간대 기대인플레이션(12일) 등 물가 관련 경제지표 발표가 많다는 점도 추세적 흐름의 변화보단 단기적 변동 흐름이 나타날 것이란 전망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파월 피봇 기대감이 재차 살아날 수 있을지는 10일 발표되는 7월 소비자물가에 달렸다. 지난달 CPI가 물가 정점론에 힘을 더해줄 경우 파월 피봇 기대감의 부활로 달러 역시 약세 기조로 다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CPI가 또 다시 쇼크를 던져줄 경우 파월 피봇의 소멸 그리고 경기침체 확산 등으로 달러화 강세폭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대만(양안) 리스크 확산 여부와 하이난 봉쇄가 불거진 코로나 이슈도 위안화 가치의 약세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 한국과 중국 간 경제는 긴밀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통상 원화와 위안화 간 동조화(커플링) 현상도 강하다.

이번 주 초 원·달러 환율은 상승 출발이 예상되는 가운데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가 분수령 역할을 할 전망이다. CPI가 시장에 안도감을 줄 경우 주식시장의 안도랠리 지속과 함께 환율의 추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지만, 추세보다는 변동성 장세 흐름이 예상된다.

▲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 1280~1330원

7월 일본은행(BOJ) 금정위에선 현 수준의 완화정책을 유지하면서도 근원CPI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2.3%로 올렸다. 이미 지난해와 올해 엔화는 미국과의 물가 차이, 통화정책 전망 차별화에 달러 대비 30%가량 약세를 시현하고 있다. 미국의 물가는 높은 레벨에도 불구하고 피크아웃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일본의 물가는 꾸준히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하반기에는 양국의 물가 차이가 좁혀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현 레벨에서 통화정책 차별화에 따른 엔화의 추가 약세는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을 비롯해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지속되고 있고, 하반기 갈수록 경기 침체 우려와 맞물려 안전자산인 엔화과 여타 통화 대비 강세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엔화는 달러인덱스 내 비중이 13%로 점진적 엔화 가치의 변화로만 글로벌 달러의 추세 전환을 말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여전히 유로화의 부진과 맞물려 달러화 강세 추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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