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가입 기피대상은 옛말···'귀한 손님' 유병자 모시기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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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손보 신상품, 한달새 5만건 판매···배타적 사용권 획득
KB손보 '초경증 유병자 전용'···한화손보 '건강등급 반영'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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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보험사들이 보험 가입 니즈가 큰 유병력 고객을 대상으로 한 간편건강보험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보험리스크로 가입이 어려웠던 고객을 세분화하고, 건강 상태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화하는 등 가입대상을 확대했다. 유병자를 겨냥한 상품들이 인기를 얻으며 관련 시장도 커지고 있는 만큼, 보험사 간 경쟁 역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이 지난달 1일 출시한 '나에게 맞춘 간편 건강보험'이 5만건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출시한지 한달여만에 초회보험료 기준 50억원 이상의 판매가 이뤄진 것이다.  

인기 요인으로는 '고객 세분화'와 '고객 맞춤형 보상'이 꼽힌다. 이 상품의 '5종의 통합 간편고지 구조'는 고객의 1년부터 5년까지 입원 및 수술 이력에 맞춘 보험료를 제시한다. 또 가입 이후에 추가적인 입원·수술이력이 없다면 고객 신청에 따라 더 저렴한 보험료로 계약을 전환하는 '무사고 계약전환' 혜택도 제공한다. 고객 입장에서는 세분화된 상품 가입 절차로 시간뿐만 아니라 보험료도 절약할 수 있는 셈이다.

DB손보 관계자는 "고객을 다섯 가지 질문서로 세분화하면서 기존에 보험 가입을 하지 못했던 고객들도 보험 가입이 가능해진 부분이 있다"며 "실제로 이 상품은 최대한 많은 유병력 고객에게 합리적 보험료로 상해, 질병, 배상책임 등 다양한 보장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1년 간 준비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DB손보는 최근 이 상품에 대한 6개월의 배타적 사용권도 획득했다. 손해보험협회 신상품심의위원회는 해당 상품에 탑재된 5종의 통합 간편고지 구조와 무사고 계약전환에 대한 독창성, 유용성 등을 높게 평가했다. 다른 보험사는 향후 6개월간 유사상품을 판매할 수 없게 된다.

KB손해보험도 이달 초 비교적 증상이 경미한 유병자를 위한 신상품 'KB 오! 슬기로운 간편건강보험(3.5.5)'을 새롭게 선보였다. 이번 신상품 출시로 KB손보는 중증 유병자부터 경증, 초경증 유병자까지 다양한 유병자 보험 상품 라인업을 구축하게 됐다. 

이 상품은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등의 만성질환을 진단받았지만 증상이 경미해 투약이나 치료로 양호한 관리가 되고 있는 고객들을 위해 출시됐다. '3-5-5'라고 불리는 고지 항목에 해당 사항이 없으면 누구나 가입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최근 3개월 이내에 입원·수술·추가검사 의사 소견이 있는지, 5년 내 입원 또는 수술 경험이 있는지, 5년 내 8대 질병으로 진단받거나 입원 또는 수술을 받은 사실이 있는지를 고지하면 별도 서류 제출 없이 보험 가입이 가능하다.

한화손해보험도 비슷한 시기에 유병자의 현재 건강등급을 반영해 보험료 할인을 제공하는 ‘무배당 333 WELL100 건강등급 간편건강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간편건강보험에 헬스케어 개념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고객의 건강등급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화한 것. 고객의 성별·연령·건강상태·의료이용정보를 활용해 건강상태를 1~9등급으로 구분하고 1~4등급인 고객에게 최대 38%까지 보험료를 할인해 준다.

건강등급 산출은 관련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GHC(그레이드헬스체인)가 개발한 모바일 앱 ‘로그(Log)’를 활용한다. 이 앱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의료이용 데이터를 조회해 2년 내 건강검진기록과 최근 1년간의 병원이용기록을 분석 후 건강등급을 산출한다. 고객은 앱에 접속 후 본인인증 및 정보제공동의를 거치면 본인의 건강등급을 확인할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시장이 포화되고 있는 데다 저출산·고령화의 영향으로 유병자 보험 시장이 일종의 블루오션이 된 상태"라며 "보험 니즈가 높은 유병력 고객에 대한 데이터가 많아지고 의료기술 발달로 경증 유병자 비중도 높아지고 있어 상품 출시가 가능해진 측면도 있다. 초경증에서 중증까지 고객을 세분화하고 그 위험에 맞는 보험료를 제시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들이 계속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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