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치 밑돈 美CPI···커지는 인플레 '피크아웃' 기대감
전망치 밑돈 美CPI···커지는 인플레 '피크아웃' 기대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7월 미국 소비자물가, 전년보다 8.5%↑
전월 수준 및 전문가 전망치 모두 하회
에너지류 하락 영향···국채금리↓·증시↑
"아직 높은 수준···긴축 완화는 시기상조"
(사진= 픽사베이)
(사진= 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오름폭이 둔화됐다. 예상치를 하회한 기록에 물가상승률의 '피크아웃'(정점을 찍고 하강)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기대 섞인 목소리도 나오지만, 아직까지는 안심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물가 안정을 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다.

미국 노동부는 10일(현지시간) 지난달 CPI 상승률이 전년동월대비 8.5%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과거 1981년 11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던 지난 6월(9.1%)보다 0.6%p 낮은 수준이다. 아울러 월스트리트저널(WSJ), 다우존스 등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8.7%)도 하회했다.

국제유가 등 에너지류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며 식료품·임대료 등의 가격 오름세를 방어했다. 지난달 에너지 가격은 전월대비 4.6% 하락했고, 휘발유 가격과 천연가스 가격은 직전월과 비교해 각각 7.7%, 3.6% 내렸다. 항공 가격도 같은 기간 7.8% 떨어졌다. 반대로 식품류는 전월대비 1.1% 올랐고, 임대료는 0.7% 상승했다.

실제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한때 배럴당 120달러를 웃돌았던 국제유가는 한때 88달러(4일)까지 내리며 전쟁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근 90달러선을 회복했으나 횡보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 CPI지수 가운데 3분의 1을 차지하는 주거비도 0.5% 상승해 직전월(0.6%)보다 오름세가 둔화됐다. 중고차 가격과 의류 비용도 전월 대비 각각 0.4%, 0.1% 내렸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류를 제외한 근원CPI는 1년 전보다 5.9% 뛰면서 시장 예상치(6.1%)를 하회했다. 전월과 비교한 수치도 0.3% 상승해 전망치(0.5%)를 밑돌았다.

이렇듯 물가상승압력이 완화되면서 시장에서는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 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더욱 확대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기준금리 예측 프로그램인 '페드워치'에선 연준이 내달 '자이언트스텝'(0.75%p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하루 전만 하더라도 68%로 점쳤지만, 발표와 함께 가능성은 37.5%까지 내려갔다.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3.1% 밑으로 내렸으며,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는 현재 105.1선까지 내렸다. 뉴욕 3대 증시도 일제히 상승 출발했다. 같은 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38%,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58%, 나스닥지수는 2.08% 상승하고 있다.

다만, 섣부른 기대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전년동월대비 8.5%의 오름세는 예측한 수준보다 낮은 결과이지만, 여전히 40년 만에 기록된 높은 오름세다. 특히 유가의 경우 지정학적 리스크가 여전히 남아 있어 다시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

폴 애쉬워스 캐피털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통신을 통해 "이는 (인플레이션 완화의) 시작이며, 앞으로 수개월간 물가상승압력이 완화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더욱 광범위한 신호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다만 아직 연준이 기대하는 인플레이션의 의미 있는 하락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 역시 "인플레이션의 둔화를 기다려 온 미 백악관과 연준에게 반가운 소식"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국제유가는 언제든지 오름세로 돌아설 수 있고, 인플레이션이 완전히 진정됐다고 보는 것은 이르다"고 평가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