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 부는 '여풍'···女임원 400명 육박·비중 5% 첫 돌파
기업에 부는 '여풍'···女임원 400명 육박·비중 5% 첫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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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보다 23.9% 증가···70년 이후 출생 대부분·MZ세대도 28명 
삼성전자 65명 '최다'·비중은 CJ제일제당·아모레퍼시픽 20%대
자료=유니코써치
자료=유니코써치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기업에서 여성 인재를 두루 등용하는 추세가 매년 두드러지고 있다. 국내 100대 기업의 여성 임원 수는 전년보다 24% 급증, 400명에 육박했고, 한 명이라도 보유한 곳도 전체의 70%에 달했다. 이에 따라 전체 임원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도 처음으로 5%를 넘겼다. 다만, 수치상으로 적은 수준이라 '유리천장'이 여전히 견고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2년 1분기 국내 100대 기업 여성 임원 현황 조사'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 100대 기업은 상장사 매출액(2021년) 기준이고, 여성 임원은 올해 1분기 보고서에 명시된 임원 현황 자료를 참고해 조사가 이뤄졌다. 임원은 사내이사와 미등기임원 및 오너가를 모두 포함했고, 사외이사는 조사에서 제외했다.

결과에 따르면 100대 기업 내 여성 임원은 399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322명)보다 77명(23.9%) 증가한 수준이다. 처음으로 100명을 돌파했던 2013년(114명)에 이후 9년 새 3.5배 급증한 셈이다. 여성 임원은 2018년(216명)과 2021년(322명) 각각 200명과 300명을 처음 돌파하며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100대 기업 여성 임원 수는 전체 임원(7157명)에서 5.6% 비율을 기록했다. 100대 기업 내 여성 임원 비율은 2019년 3.5%에서 이듬해 4.1%, 지난해 4.8%로 꾸준히 증가하다, 올해 마침내 처음으로 5%를 웃돌았다. 다만, 아직 '유리천장'이 견고한 수준이라고 유니코써치 측은 지적했다. 

100대 기업에서 여성 임원을 보유한 곳도 올해 70곳에 달했다. 2004년 10곳에 불과했지만, △2010년 21곳 △2011년 30곳 △2016년 40곳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2018년엔 55곳으로, 여성 임원을 배출한 기업이 그렇지 않은 곳을 역전하는 현상이 처음 나타났다.

여성 임원이 없는 곳은 주로 조선 및 해운, 철강, 기계 등 여성 인력과 여성 관리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은 곳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업종에 있는 회사들의 경우 외부에서 영입하지 않는 이상 내부 승진을 통해 여성 임원으로 발탁될 가능성은 낮은 편으로 평가된다.

자료=유니코써치
자료=유니코써치

여성 임원의 연령대를 보면 전체(399명)의 79.7%인 318명은 1970년 이후에 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9년(60.7%) 이후 3년 만에 20% 가까이 증가했다. 1970~1973년 출생자가 145명(36.3%)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74~76년(97명, 24.3%), 67~68년(52명, 13%) 순이었다. 1980년 이후 출생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임원도 지난해보다 10명 증가한 28명이다.

올 1분기 기준, 100대 기업에서 여성 임원을 가장 많이 보유한 곳은 삼성전자였다. 지난해보다 10명 증가한 65명으로, 전체의 16.3%를 차지한다. CJ제일제당과 네이버는 각각 30명, 23명으로 뒤를 이었다. 현대차(18명)와 롯데쇼핑(15명), 아모레퍼시픽(14명), 삼성SDS(13명), LG전자·KT·LG화학(각 10명) 등도 10명 이상 보유했다.

여성 임원이 10명 이상 되는 기업 가운데 CJ제일제당은 전체 임원 115명 중 여성 비율이 26.1%로 가장 높았다. 아모레퍼시픽도 전체 임원 62명 중 22.6%가 여성이었다. 네이버(16.8%), 롯데쇼핑(15.2%), 삼성SDS(14.6%), KT(10.1%) 4곳도 여성 임원 비중이 10%를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 임원이 가장 많은 삼성전자는 5.9%에 그쳤다. 

100대 기업 여성 임원 399명 중 사내이사로 이사회 멤버로 활약 중인 여성 임원은 5명에 불과했다. 호텔신라 이부진(1970년생) 사장을 비롯해 네이버 최수연(1981년) 대표이사 및 채선주(1971년) 대외/ESG정책 대표, CJ제일제당 김소영(1972년) 사내이사, 대상 임상민(1980년) 전무가 이들 그룹에 포함됐다. 

오너가를 제외하고 100대 기업 중 대표이사를 포함해 사장급 이상 타이틀을 달고 있는 주인공은 네이버 최수연 대표이사가 유일했다. 부사장 타이틀을 달고 있는 여성 임원은 27명으로 파악됐다. 이중 삼성전자만 14명이나 됐다. 앞서 14명 중에서도 삼성전자 이영희(1964년) 부사장은 이번 100대 기업 비오너 여성  중에서는 임원 경력이 가장 길었다. 

김혜양 유니코써치 대표는 "자산 2조원 넘는 대기업은 이사회에서 여성 임원을 의무적으로 1명 이상 둬야 하는 관련법이 이달부터 본격 시행됐고, ESG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면서 "이러한 환경에서 여성 임원 증가 추세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대세로 흘러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기업들이 나이, 성별, 경력 등에 상관없이 능력 위주로 임원을 발탁하는 문화가 강해지면서 여성이 임원으로 승진하는 사례는 더 많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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