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게임 본연의 재미에 집중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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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호정 기자] "정말 보릿고개가 왔습니다." 

최근 만난 게임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코로나19의 수혜를 입었던 게임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내리막길을 걸으며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최근 발표된 2분기 실적만 살펴봐도 신작이 흥행한 몇몇 업체를 제외하고는 전부 영업이익의 감소는 물론이고 적자전환한 회사도 다수 존재한다. 

현재 국내 게임업계는 진짜 위기 상황이다. 연봉인상 릴레이로 시작된 증가한 인건비 등 영업비용을 매출이 따라주지 못하고 있다. 이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빠르게 신작들이 출시돼야 하는 상황이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진행된 비대면의 업무 방식은 개발 진행 상황을 늦추게 했다. 팬데믹 상황 이후 다른 IT업종들이 워라벨 등을 이유로 비대면 업무를 겸하고 있지만 게임업계는 다른 행보를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에 게임사들은 저마다 1~2분기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7~8월에 대작 신작들이 경쟁적으로 출시했다. 그들 대부분의 공통점은 인기 지적재산권(IP)에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기존에 자리 잡고 있는 강자들은 물론 비슷한 장르의 신작까지 시장 파이를 나눠먹기 위한 대결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더욱더 큰 문제는 게임사와 유저들 간의 신뢰가 점점 더 깨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속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확률형 아이템 문제부터 최근 벌어진 BJ 프로모션 문제까지 게임의 산업화가 진행될수록 게임의 본질적 재미보다는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치를 어떻게 심느냐에 몰두하며 생긴 문제로 볼 수 있다.

최근 몇몇 업체들이 이러한 상황을 돌파하고 새로운 먹거리 마련을 위해서 P2E(Play to Earn)에 집중하고 있다. 이들은 저마다 돈을 벌 수 있는 행위를 추가하며 게임의 재미를 배가시킬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것이 게임의 본질적인 재미를 완전하게 대체할 순 없다. 블록체인의 접목은 재미를 위한 조미료의 역할이지 게임의 본질적인 재미인 본재료는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누군가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고 했다. 이러한 보릿고개를 헤쳐 나가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제시되고 있지만, 결국 핵심인 '게임 본연의 재미'에 대해 더욱더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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