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362.6원 마감···금융위기 이후 첫 1360원 돌파
원달러 환율 1362.6원 마감···금융위기 이후 첫 1360원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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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보다 7.7원 오른 1362.6원 마감
美 경제지표 양호 소식에 달러 강세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7.7원 오른 달러당 1362.6원으로 마감했다. (사진=연합뉴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7.7원 오른 달러당 1362.6원으로 마감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원·달러 환율이 사흘째 연고점을 경신하며 1362원선으로 올라섰다. 장중 한때 1363원까지 고점을 높이다 1362원선에서 마감했는데 환율이 1360원선을 넘은 것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달러 강세 재료는 여전한 데다 원화 약세를 부추기는 대외 여건들도 많아 환율 급등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7.7원 오른 달러당 1362.6원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보면 2009년 4월1일(1379.5원) 이후 13년5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날 환율은 1.1원 오른 1356원에 개장해 장초반 1357원대로 뛰면서 전날 기록한 장중 연고점(1355.1원)을 단숨에 갈아치웠다. 이후 안정세를 찾던 환율 움직임은 오후 3시 들어 다시 급등세를 보이며 2009년 4월8일(장중 1361.0원) 기록을 넘어섰고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360원선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달 31일(1352.3원), 지난 1일(1355.1원)에 이어 3거래일 연속 연고점 경신이기도 하다. 이같은 원·달러 환율 급등 흐름은 달러 수요를 누를 수 있는 재료가 없는 상황에서 미국 경제 지표까지 견조한 것으로 확인되자, 달러를 사고자 하는 움직임이 점점 더 강화되고 있는 점에 기인한다.

달러 가치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주 잭슨홀 회의에서 매파적 발언을 이어간 이후 지속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DXY)도 전일 대비 0.90% 오른 109.67을 기록했다.

게다가 미국의 8월 고용·제조업 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계절 조정 기준으로 전주보다 5000명 감소한 23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3주 연속 줄었다.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2.8로,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

시장에선 미국의 주요 경기지표가 예상치를 웃돌면서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잡기 위한 미국 연준의 긴축 움직임에 더욱 힘을 싣어주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잭슨홀 미팅에 이어 달러 강세 재료가 하나 더 추가되자 금리 차이를 노리는 투자자들의 달러 수요도 더 높아지고 있다. 

달러 강세에 따라 아시아 지역 통화들도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엔·달러환율은 심리적 저지선이라고 할 수 있는 140엔대를 돌파했다.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오른 것은 엔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졌음을 뜻한다. 일본중앙은행이 통화정책에서 미 연준과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만큼,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가 높아지면서 엔화 매도, 달러 매수세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확산 우려에 따른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 8월 중국 제조업 PMI 지수 부진 등 악재가 이어진 점도 환율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중국 경기가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에 위안화 가치도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면 위안화에 연동되는 원화 가치도 함께 떨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지난 1일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전날보다 0.2% 오른 6.9036위안에 마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원화 약세를 부추기는 것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 쇼크에 따른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 강화 우려, 24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엔화가치, 중국 경기 부진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달러 환율이 안정화되기 위해서는 대외 불확실성 리스크 해소가 우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대외 불확실성이 사라지지 않는 한 당분간 환율 상승세를 저지하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1300원대 중반에 등락하다가 올해 연말이되면 1380원 수준으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지금보다 대내외 시장 여건이 더 빨리 악화될 경우 1400원까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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