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점 어디?···한은 "5~6%대 高물가 장기화 가능성"
정점 어디?···한은 "5~6%대 高물가 장기화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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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K이슈노트 '고인플레이션 지속가능성 점검'
국제유가 등 반등 가능성·수요측 물가압력 지속
기대인플레 4%대···"안정 위한 정책대응 필요"
서울 소재 한 시장에서 상인들이 장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소재 한 시장에서 상인들이 장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향후 5~6%대의 높은 물가 오름세가 예상보다 더욱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함께 수요측 요인도 같이 맞물리면서 인플레이션이 누그러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7일 발간한 'BOK이슈노트'에 실린 '고인플레이션 지속가능성 점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한은은 최근 고인플레이션 상황의 지속가능성을 가늠하기 위해 인플레이션 등락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인 국제원자재 가격, 수요측 물가압력, 중앙은행의 정책 대응 등 리스크를 점검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주요 물가 리스크를 점검해 본 결과, 원자재가격 반등 가능성 및 수요측 물가압력 지속 등으로 높은 물가 오름세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먼저 국제원자재가격의 경우 상·하 양방향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 러시아의 에너지 공급 축소, 이상기후에 따른 작황부진 등 공급측 불안요인이 잠재해 있어 유가와 식량가격의 반등 가능성이 상존하는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러시아가 최근 독일, 프랑스 등에 대한 천연가스공급을 전면 중단하면서 에너지 수급불안이 커진 가운데 동절기에 천연가스공급이 원활하지 못할 경우 원유에 대한 대체수요로 유가 상승압력이 증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한은은 진단했다.

수요측 물가압력도 상당하다. 향후 뚜렷한 수요급감 요인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경기침체 우려가 큰 주요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갭(실질GDP-잠재GDP)은 올해와 내년중 플러스(+)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면서 수요측 물가상승압력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게 한은의 관측이다.

더욱이 향후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면서 물가와 성장의 상충관계가 심화될 경우 정책대응(금리인상)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고 한은은 전했다. 물가상승압력이 상당한 가운데 적절치 못한 물가 대응으로 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한다면 향후 더 큰 폭의 금리인상이 불가피하고, 이로 인해 더욱 큰 비용을 치룰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은 과거 1970년대 1·2차 오일쇼크 당시 높은 물가에 대응해 금리를 인상했다. 이후 물가상승률이 내리고 경기침체를 우려해 다시 금리를 인하했는데, 이로 인해 재차 물가상승률이 치솟았다. 이에 5%였던 기준금리를 19%까지 인상하면서 물가를 잡았으나, 심각한 경기침체를 겪었다.

기대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국내에서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이 4%대의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는 만큼,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의 안정을 위한 정책대응도 지속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다만, 현재 국내 장기 기대는 물가목표(2%) 부근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한은은 평가했다.

오강현 조사국 물가동향팀 차장은 "지난 1970~1980년대 미국의 사례처럼 중앙은행의 미흡한 물가 대응은 수요측 물가압력과 경제주체의 기대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쳐 지속적이고 높은 인플레이션을 만들어 낼 수 있어 기대심리의 안정을 위한 정책 대응이 지속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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