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지난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베이비스텝'(0.25%p 금리인상)을 단행한 가운데 금통위원 대부분은 고(高)물가 상황이 고착화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당분간 금리인상 기조를 지속해야 한다는 '매파'(통화긴축 선호) 의견으로 뜻이 모였다.

다만, 과도한 금리인상으로 자칫 대내외 리스크 요인과 맞물려 경기 하방 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됐다.

한은이 13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2022년도 제16차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열린 한은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은 모두 0.25%p 금리인상 결정에 동의했으며, 대부분의 금통위원들은 추가 인상 기조가 필요하다다고 강조했다.

이날 금통위에서 한 금통위원은 올해 연내 남은 통화정책방향 회의 모두 금리를 올려 연말 기준금리를 3.0%까지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은 "연말까지 남은 두 차례 회의에서도 예상치 못한 변화가 있지 않는 한 인상 기조를 이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올해와 내년까지 국내총생산(GDP)갭이 플러스 수준을 유지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총수요 증가에 다소 부담을 주더라도 물가를 조기 안정시키는데 통화정책 주안점을 두는 것이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금통위원도 "상반기 국내경제는 수출과 투자 증가세 둔화와 인플레에 따른 실질구매력 감소에도 소비와 서비스업이 회복을 이끌면서 비교적 양호한 성장세를 보였다"며 "이번 회의에서 0.25%p 인상을 통해 양호한 소득 및 고용 여건과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응하는 수준으로 금리를 추가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위원은 올해 금리인상 기조는 물론, 내년에도 보다 매파적인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향후 기준금리 운영에 있어 물가 및 성장 흐름과 금융안정 상황을 균형있게 고려할 예정"이라면서 "다만, 물가상승률이 올해 하반기에 정점을 보이더라도 둔화 속도가 완만하고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현재의 전망경로가 유지된다면 점진적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다만, 앞으로는 경기 하방 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면서 금리인상 속도 역시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날 한 금통위원은 "우리 경제의 경우 소득에 대비한 주택가격과 가계부채가 조정이 불가피할 정도로 이미 높은 수준"이라면서 "경기가 하강 국면에 진입하고 고금리 여건과 결합하게 되면 경기 둔화폭이 확대되고 침체기간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물가상승압력에 추가적 금리인상으로 대응하더라도 그 속도와 정도를 신중하게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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