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현행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두고 "기업의 생산·운영 시스템을 저탄소 배출 구조로 혁신적 전환을 해야 하는데 그 정도의 유인책이 있는지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14일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3회 탄소중립과 에너지 정책 세미나'에서 개회사를 통해 "탄소에 가격을 매겨서 효율적인 탄소 감축을 유도하는 취지의 탄소배출권 거래가 8년 가까이 시행되는데 아쉽게 생각하는 부분이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탄소배출권 가격이 지금처럼 낮다면 내년에도 이 정도의 가격에 사면 된다고 생각해 개선의 필요성을 생각하지 않는다"며 "종합적인 비용이 예상가능해야 기업도 장기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기업의 탄소감축 활동에 대해서도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기후 위기의 원인 제공자를 기업으로 생각하고 이 문제를 기업이 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피동적으로 기업을 다루는 형태로 돌아가기 시작하면 기업은 상당히 수비적으로 문제들에 접근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능하면 탄소감축 문제를 풀어나가는 주체의 형태가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제도와 환경을 바꿀 필요성이 있다"며 "시장에서 감축 성과에 비례한 보상이 충분히 주어지게 되면 역량있는 기업들이 더 적극적으로 탄소 감축에 앞장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또 "지금까지는 규제적 접근을 주로 해 왔는데, 반대로 시장 매커니즘을 이용해서 자발적인 감축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무조건 당근만 제시하는 게 아닌 당근과 채찍을 병행하는 형태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