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人, 주식 사고 채권 팔았다···증권투자 2개월째 순유입
外人, 주식 사고 채권 팔았다···증권투자 2개월째 순유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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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8월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 발표
주식, 순유입 확대···채권, 20개월 만에 순유출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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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지난달 외국인 국내 증권투자자금이 2개월째 순유입을 지속했다. 미국의 긴축 강화 우려에도 유가 하락 및 경제지표 개선 등을 이유로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개선된 영향이다. 그러나 이달 미국발(發) 물가 충격이 국제금융시장을 강타하면서 이달 순유입세가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2022년 8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자금은 17억1000만달러 순유입을 기록했다. 직전월인 7월(37억달러)에 6개월 만에 순유입으로 전환한 데 이어 2개월째 순유입 흐름을 지속했다. 증권투자자금 순유입은 국내 주식 및 채권 시장에서 나가는 돈보다, 들어오는 돈이 더욱 많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달 채권(-13억1000만달러)이 2020년 12월(-1억7000만달러) 이후 20개월 만에 순유출을 기록했으나, 주식(30억2000만달러)의 순유입세가 크게 확대된 결과다.

주식의 경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통화긴축 선호) 기조가 강화되면서 금융시장 내 불안이 확대됐으나, 국제유가 하락 및 대체로 양호한 미 경제지표 등의 영향으로 투자심리가 개선됐다. 반대로 채권은 그간 견조한 대내 펀더멘털 등을 이유로 순유입세가 지속돼 왔으나, 차익거래 유인이 축소되고 만기도래 규모가 늘어난 영향으로 순유출 전환했다.

이로써 올해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8월까지 48억3000만달러 순유입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달 유입세가 지속될 것인지는 미지수다. 간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가 예상치를 웃돌면서 국제금융시장이 충격에 빠졌기 때문이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은 '셀코리아'(한국 주식 매도) 행렬을 보이고 있으며, 국고채 금리는 장단기를 불문하고 일제히 2~4% 수준의 급등세를 기록 중이다. 국채 금리 상승은 곧 가격 하락을 불러와 순유입을 방해한다.

한국 국채(외국환평형기금채) 5년물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월평균 37bp(1bp= 0.01%)를 기록하면서 직전월(50bp)과 비교해 13bp 내렸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일종의 보험 성격 금융파생상품으로, 해당 국가의 경제 위험이 커지면 대체로 프리미엄이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간 글로벌 경기를 흔들었던 매크로(거시 경제) 이슈들이 다소 소강 국면에 들어선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CDS는 지난해 약보합세를 보이며 평균 20bp를 기록했으나, 올해 들어서는 오름폭을 키우고 있다. 8월 누적으로는 평균 37bp를 기록했다.

지난달 말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337.6원을 기록해 직전월(1299.1원)보다 38.5원 뛰었다. 외환시장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에서 미국의 통화긴축 지속 의지를 재확인했다.

여기에 중국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위안화 약세, 우리나라 무역수지 적자폭 확대, 유로지역 에너지 공급차질 우려 등의 여파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크게 상승했다. 지난달 환율의 전일 대비 변동폭은 평균 6.2원으로 전월(5.2원)보다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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