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미국·유럽 경기 침체 가능성 커져···국내에도 부정적 영향"
한은 "미국·유럽 경기 침체 가능성 커져···국내에도 부정적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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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K이슈노트 '미국·유럽 경기침체 평가 및 시사점'
高물가 대응에 가파른 금리인상···성장 둔화 가시화
미국 맨하튼 거리. (사진=픽사베이)
미국 맨하튼 거리.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고(高)물가를 억제하기 위해 금리인상을 가속하면서 미국과 유럽 모두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졌다는 진단이 나왔다. 특히 미국보다 유럽의 침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더욱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두 지역의 경기 침체가 현실화한다면 무역 경로 등을 통해 우리 경제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다만 미국 경기 침체는 국내 성장과 물가 오름세를 동시에 둔화시키는 데 반해, 유럽발(發) 충격은 국내 성장률을 낮추고 물가는 높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14일 발표한 'BOK이슈노트'에 실린 '미국·유럽의 경기침체 리스크 평가 및 시사점'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박경훈 조사총괄팀 차장은 "최근 미국·유럽은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한 금리 인상 가속, 에너지 수급차질 심화 등으로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중국 성장세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이들 국가의 경기 둔화 시, 교역 비중이 높은 우리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먼저 미국의 경우 고인플레이션 지속과 이에 대응한 급속한 금리인상이 가장 큰 리스크로 꼽히며, 연준의 정책대응이 과도하거나 미흡할 경우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유럽에서는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 장기화 가능성이 주요한 리스크이며 전쟁, 이상기온 등에 따른 공급망 교란 지속도 잠재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한은이 경기선행지수, 서베이 등 각종 지표와 계량분석방법을 이용해 추정해 본 결과, 단기적으로는 미국보다 유럽의 침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분포예측모형을 통해 향후 1년 이내 경기침체 발생 확률을 추정한 결과, 유럽(32%)의 경기 침체 확률이 미국(15%)보다 높았다. 장단기 금리차를 이용한 확률 추정도 유럽의 침체 확률이 미국을 상회했다.

미국과 유럽의 향후 1년간 성장률 분표 및 국가별 경기침체 확률 그래프. (사진= 한국은행)
미국과 유럽의 향후 1년간 성장률 분표 및 국가별 경기침체 확률 그래프. (사진= 한국은행)

박 차장은 "과거 경착륙 시기와 비교해보면 미국과 유럽 모두 고용 측면에서는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매우 높은 수준"이라면서 "특히 유럽의 경우 전쟁, 이상기후 등으로 인플레이션이 과거 데이터 분포상 가장 높은 분위에 위치했다. 가계부채에서도 미국은 과거와 비교해 양호한 모습을 보였으나, 유럽은 부채도 과거보다 높았다"고 전했다.

이어 "정책여건을 보면 견조한 노동시장, 양호한 가계 재정상황 등이 충격의 영향을 완충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다만 유럽에선 외생적 공급요인의 영향이 크고 국가간 정책여건도 상이함에 따라 효과적인 대응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미국과 유럽 경기 침체 시, 무역 경로 등을 통해 우리 경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충격의 원천, 글로벌 경제 파급 양상 등에 따라 국내 성장과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다를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경기침체는 대외 수요를 위축시켜 국내 성장과 물가 오름세를 동시에 둔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유럽의 경기침체는 공급충격으로 작용해 원자재 가격을 높일 수 있다. 이 경우 국내 성장률은 낮아지고 물가상승률은 확대된다.

박 차장은 "향후 글로벌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인 만큼 그 전개상황과 경제적 영향을 주의깊게 점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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