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경기 바로미터' 페덱스 충격에 하락···다우 0.45%↓
뉴욕증시, '경기 바로미터' 페덱스 충격에 하락···다우 0.4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페덱스와 유피에스의 운송트럭. (사진=연합뉴스)
페덱스와 유피에스의 운송트럭.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경기동향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물류업체 페덱스의 실적 쇼크 및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의 세계 경기 침체 경고로 인해 현지시간 16일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약세를 보였다.

이날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39.40p(0.45%) 내린 3만822.42를 기록했다. 대형주 위주의 S&P500 지수는 28.02p(0.72%) 밀린 3873.33으로 마감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103.95p(0.90%) 하락한 1만1448.40으로 장을 마쳤다.

이로써 뉴욕증시는 이틀째 하락세를 이어갔고, 주간 단위로도 하락세를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주간 단위 기준 6월 저점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S&P500지수는 200일 이동평균선을 밑돌면서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통상 주가가 200일 이평선을 하회할 경우 추가 하강을 예고하는 기술적 신호로 여겨진다.

전날 장 마감 뒤 공개된 페덱스 실적 악화와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의 전세계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 발언으로 인해 월가의 투자 심리는 크게 위축됐다.

페덱스가 시기를 앞당겨 공개한 1·4회계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CNBC에 따르면 매출은 232억달러로 시장 전망치 235억9000만달러를 밑돌았고, 주당순익(EPS)은 시장 기대치 5.14달러보다 크게 낮은 3.44달러에 그쳤다.

2분기 이후 실적에 대한 전망은 더욱 비관적이다. 

페덱스는 2·4회계분기 매출 전망치를 235억~240억달러, EPS는 2.75달러를 전망했다. 이는 기존 월가 예상치인 246억8600만달러 매출에 EPS 5.48달러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페덱스는 또 지난 6월에 제시했던 2023 회계연도 실적전망을 '변동성'을 이유로 이날 철회했다. 아울러 세계 경기 둔화에 따른 물동량 축소를 고려해 비용 절감 계획도 발표했다.

라지 수브라마니암 페덱스 CEO는 CNBC와 인터뷰에서 "8월 말부터 글로벌 수요 둔화가 가속화됐다"며 "다음 분기에는 한층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세계 경제가 경기침체 진입을 앞두고 있다"고 경고했다.

충격 속에 페덱스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43.85달러(21.40%) 폭락한 161.02달러로 주저 앉았다. 이는 페덱스 상장 이래 최대 낙폭이다. 경쟁사 UPS와 XPO 로지스틱스의 주가도 모두 4% 이상 하락했다.

20세기 초 찰스 다우가 창안한 다우 이론에 따르면 미국 증시는 운송지수에 후행하는 경향이 있어 운송지수의 상승은 매수, 하락은 매도신호로 해석된다. 운송 부문이 경기주기의 변화를 가장 먼저 가늠해 주기 때문이다. 이같은 측면에서 페덱스의 실적 역시 앞으로의 경기 국면에 대한 바로미터로 여겨진다.

이날 시가총액 1위 종목인 애플과 전기차 대장주 테슬라도 동반 하락했다. 이들 종목은 애널리스트들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애플은 키뱅크가 이날 '비중확대(매수)' 추천을 유지하고, 아이폰14 판매가 시작됐다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전일비 1.67달러(1.10%) 내린 150.70달러로 장을 마쳤다.

테슬라는 생산 확대와 비용 감소, 이에따른 마진 증가 기대 속에 애널리스트들이 잇달아 추천 의견을 상향조정하거나 목표주가를 높였지만 주가가 하락했다. 다만 낙폭이 크지는 않았다. 테슬라는 전일비 0.40달러(0.13%) 밀린 303.35달러로 마감했다.

이날 도이체방크는 테슬라 목표주가를 375달러에서 400달러로 상향조정하고, 뉴스트리트리서치는 530 달러를 목표주가로 제시했다. 또 모간스탠리도 테슬라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감축법 수혜주라면서 '비중확대(매수)' 추천의견을 재확인했지만 '페텍스 충격'에 주가는 반대로 움직였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페덱스의 소식이 월가의 투자 심리를 악화시켰다고 진단했다.

실버크레스트 에셋 매니지먼트의 로버트 티터는 CNBC에 출연해 "페덱스는 전통적으로 경기 가늠자(bellwether)"라며 "이번 소식이 긍정적이지 않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고 말했다.

아바 트레이드의 나임 아슬람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는 "페덱스는 미국 경제가 침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러한 사실은 트레이더들을 더욱 신중하게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기업들도 앞으로 며칠간 비슷한 메시지를 낼 가능성이 크다"라며 "이는 전반적인 심리를 더욱 부정적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토로의 캘리 콕스 애널리스트는 CNBC에 "미국 경제 스스로 여러 심각한 문제에 대응하고 있지만, 세계 경제가 미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도 상당한 불안감이 있다"라며 "이러한 부문을 사람들이 깨닫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채금리가 계속 오름세를 보이는 점도 뉴욕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대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으나 연준의 이례적인 금리인상 속도가 당분간 누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3.9%를 돌파했다. 이는 2007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10년물 국채금리는 3.49% 수준까지 올라 올해 6월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마감 시점에는 3.45%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날 미시간대학이 발표한 9월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는 59.5로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60.0보다 낮았다. 9월 수치는 4월 이후 최고치이지만, 지수는 여전히 지난해보다 18%가량 낮은 수준이다. 12개월 기대인플레이션은 4.6%로 전달 기록한 4.8%에서 하락했고,향후 5년 기대인플레이션은 2.8%로 전달의 2.9%에서 떨어졌다.

한편 '월가 공포지수'는 오르내림을 반복한 끝에 소폭 오름세를 기록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거래일 대비 0.03p(0.11%) 오른 26.30을 기록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