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 '킹달러' 재차 1400원대 위협할까···美 FOMC 발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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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파 기조 이어갈 美연준···'자이언트스텝' 단행 전망
非달러 약세 흐름 지속···"반전시킬 모멘텀도 부재해"
당국 환율 방어 총력전에도···"1400원 돌파, 시간문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 플리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 플리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이번 주(19~23일) 외환시장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영란은행(BOE)의 금리 결정 등을 비롯해 굵직한 이벤트들이 다수 집중돼 있어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앞선 미국 소비자물가 충격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주요 인사들의 발언 등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 시각으로 오는 22일 새벽 공개될 FOMC 결정은 더욱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일 공산이 높다. 여기에 세계 주요국 통화들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고, 국내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도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외환당국은 달러당 1400원 돌파를 막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으나, 글로벌 '킹달러'를 막아내기 역부족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1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10시15분 기준 전거래일(1388.7원)보다 1.6원 낮은 달러당 1387.1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3.0원 낮은 1385.0원으로 개장했으나, 현재 빠르게 낙폭을 되돌리고 있다. 당초 외환시장이 당국의 방어 의지를 확인하고 롱(매수) 스탑 물량을 늘리는 듯 보였지만, 현재 상향 돌파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 환율은 미국발(發) 긴축 공포를 우려한 달러 롱 심리와 이를 억누르려는 당국의 경계 심리가 정면 충돌하면서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매파적 연준에 대한 경계감에 장중 1399원(16일)까지 치솟았던 환율은 당국의 시장 안정화 조치(스무딩 오퍼레이션) 및 외환거래 실시간 점검, 한·미 간 '통화스와프' 언급 등으로 1380원대까지 내려앉았다.

환율은 지난 3월과 6월에 각각 1200원, 1300원을 돌파하는 등 3개월 단위로 100원씩 상향 돌파 중이다. 이달에는 1400원 돌파를 목전에 뒀으며, 환율 급등세의 끝이 어디일지 가늠하기 어려운 국면이다. 이번 주 외환시장에서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번 주 연준의 금리 결정은 기대보다 우려가 더욱 크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달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를 기존 50~75bp(1bp= 0.01%)에서, 75~100bp로 올려 잡았다. 여기에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는 전월(8.5%) 대비 소폭 내렸으나, 시장의 기대를 웃돌면서 연준의 금리인상 감속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되레 매파적인 기조 전환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실렸다. 이에 이달 75bp 인상을 시작으로 미국의 연말 금리 상단은 4% 이상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장은 '울트라스텝'(100bp 금리인상)보다는 '자이언트스텝'(75bp 인상) 전망에 더욱 무게를 두고 있다. 75bp 인상은 시장의 예상 수준이라는 점에서 큰 충격은 없을 전망이며, 직후 열릴 기자회견에서도 추가적인 75bp 인상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하지만 만약 연준이 100bp 인상을 단행할 경우 울트라스텝이 예상 범주 내 있다 하더라도 더욱 공격적인 긴축이 가능하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는 만큼, 시장 내 충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금요일 당국이 10억달러에 가까운 달러 매도개입을 진행하는 등 달러 강세·원화 약세 기조를 방어하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으나, 1400원의 돌파는 사실상 시간 문제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고(高)환율에 올해 누적 무역 적자가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우고, 우리 경제의 주 동력원인 제조업에서도 위기감이 계속 고조되고 있다.

대통령실에서 한미통화스와프 가능성을 직접 언급하는 등 환율 방어에 대한 외환당국의 의지는 강력해 보인다. 그러나 주도권이 우리나라가 아닌 미국에 있다는 점에서 달성 여부는 불투명하다.

여기에 오는 22일(현지시간) 밤중 공개될 BOE의 금리 결정은 킹달러에 더욱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영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에 들어섰다는 관측 속에서 연준과 BOE의 통화정책 결과가 파운드화 가치에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미 파운드화 가치는 37년 만에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 위안화 동향도 주목해야 할 이슈다. 지난 16일(현지시간)을 기준으로 위안화는 홍콩 역내·외 외환시장에서 모두 1달러당 7위안을 돌파했다. 이는 미중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2020년 7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통상 '포치(破七)'로 불리는 '1달러=7위안'은 심리적인 저항선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우리 수출 경제에 가장 큰 부분 중 하나이며, 위안화 약세는 '동조화(커플링)' 현상이 강한 우리 원화의 불안 요인이다.

지난 2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이 0.4%(전년동기대비) 기록해 2년 만에 가장 저조한 수치를 보이고, 수출도 8월 둔화 조짐을 보이는 등 중국의 부진한 경제지표도 위안화 약세를 부추긴다.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화 약세를 막기 위해 최근 외화 지급준비율 인하 카드도 꺼냈으나, 포치를 막지 못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오는 20일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결정하는데, 지난달에 이어 LPR 추가 인하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이외에도 오는 21일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연설대에 오르며 22일 일본은행(BOJ)에서도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금리를 결정한다. 같은 날에는 미국의 경상수지(2분기), 23일에는 영국·독일·미국 등의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발표된다. 24일에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 1310~1400원

8월 미국 소비자물가는 전망치를 상회하며 재차 연준의 긴축 강화 근거, 달러 강세 재료로 소화됐다. 특히 에너지·식품류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는 0.6% 상승해 전월치(0.3%)를 크게 웃돌았다. 이에 9월 FOMC에서도 75bp 금리인상은 기정사실화됐다. 9월부터는 연준의 양적 긴축 규모도 2배로 확대되면서 상대적인 긴축 모멘텀은 더욱 미국에 우위를 두고 있다.

대내외 모두 원화 강세 재료는 부진하다. 지난 7월 우리나라 경상수지에선 상품수지가 10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고, 8월 무역수지는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8월 경상적자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올해 연저점은 1187원으로 이미 연간으로는 200원이 넘는 환율 변동폭을 기록해 지난 2020년 코로나19 충격 당시의 변동폭을 상회했다. 심리적 저항선인 1400원 돌파를 앞두고 레벨 부담, 당국 경계에 따른 속도 조절은 있겠으나, 유의미한 방향성 전환은 겨울철 유로화 약세에 맞물려 연말까지 쉽지 않을 전망이다. 1차 저항선은 1420원으로 판단하며, 연간 환율 상단 전망은 1450원으로 상향 조정한다.

▲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무엇보다 9월 FOMC회의 결과와 BOE 금리결정이 달러화는 물론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파운드화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보수적 관점에서 9월 FOMC회의에서 연준의 매파적 분위기는 누그러질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여 달러화의 추가 강세는 물론 파운드화의 추가 약세가 예상된다. 무엇보다 파운드화 추가 하락세가 이어질 경우 파운드화 위기를 경고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

위안·달러의 7위안 방어도 주목되는 이슈다. 중국 정부가 7위안을 쉽게 용인할지 아니면 적극적으로 방어에 나설지도 원화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1400원 방어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연준과 BOE의 통화정책회의 결과가 단기적으로 1400원 방어 성공 여부를 결정할 공산이 높다. 대외 불확실성 리스크가 커지고 있고 국내 펀더멘탈도 취약해지고 있어 1400원 방어는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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