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수혜' 해운업계, 2년 호황 끝?···컨테이너 운임 내리막 뚜렷
'코로나 수혜' 해운업계, 2년 호황 끝?···컨테이너 운임 내리막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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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FI, 16일 기준 2312.65···연중 최저치
BDI도 위태···인플레이션·소비 둔화 요인
운임 하락세 지속 시 불황 우려 목소리도
(사진=HMM)
(사진=HMM)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수혜를 누렸던 해운업계의 호황이 끝나가는 분위기다. 해상 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사태가 완화됨과 동시에 글로벌 경제 위축으로 물동량이 점차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해운업 성수기라 불리는 3분기인데도, 운임이 연중 최저치를 찍자 경기 침체가 예상보다 더 빠르게 닥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2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상하이 수출 컨테이너 운송 시장의 15개 항로 운임을 종합한 SCFI는 지난 16일 기준 2312.65를 기록했다. 14주째 하락세에다 연중 최저치다.

SCFI가 2300선까지 밀린 것은 2020년 12월 11일 이후 처음이다. 전주(2847.62) 대비 249.47포인트(p) 내렸고, 연초(1월 7일, 5109.60)와 견줬을 땐 무려 54.7% 급감했다. 

해상운임이 최근 들어 가파르게 하락한 것은 주요 노선인 미주와 유럽 항로 운임이 연중 최저치를 찍은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컨테이너 운임뿐 아니라 벌크선 운임도 내리막으로 접어들었다. 벌크선 운임을 나타내는 발틱운임지수(BDI)는 지난달 31일 965까지 밀리면서 2020년 6월12일 이후 27개월 만에 세 자릿수로 떨어졌다. 이후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이달 16일 기준 1553으로, 지난해 같은 달(4215)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떨어진 상태다.

이 같은 현상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소비둔화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김병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연구원은 "컨테이너 운임지수가 하락한 것은 항만 혼잡이 해소된 데다 심화한 인플레이션으로 소비자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수급 불균형이 다소 완화됐기 때문"이라며 "특히 북미 서부 항만 사태와 선사들의 가격 경쟁 심화로 아시아-북미 항로 운임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업계는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치솟았던 해상 운임이 정상화하는 수순이라고 평가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만 해도 SCFI는 600~800 수준으로 극심한 치킨게임 양상이었다"면서도 "SCFI가 5000에 머문다는 것 또한 정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업계는 코로나 시기의 운임 수준이 최대 4년 정도 유지돼다 결국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관건은 '정상화 지점으로 돌아오기까지 얼마 정도 걸릴 것인가'하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해운업계는 2009년부터 극심한 불황을 겪어왔고 당시 최고치가 1500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정상화 지점이 정확히 어디쯤인지는 알 수 없지만 개인적으로 최대 2000 수준이지 않을까 예상한다"며 "운임이 코로나 시기에 비해 떨어진 것은 맞지만 수급 불균형이 해소됨에 따라 실적에 타격이 가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배기연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HMM의 2분기 실적 분석 보고서를 통해 "2분기 SCFI가 전분기 대비 640p 하락한 것은 맞지만, 지나친 우려감은 경계해야 한다"며 "운임이 하락하더라도 국제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THE Aliance) 가입으로 개선된 매출원가율 유지가 가능하며, 선복량 공유 조건을 통해 HMM의 연간 영업이익은 최대 5조8000억원까지 전망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상화되는 과정이라고 감안하더라도 현저히 낮아지는 운임과 함께 인플레이션, 러시아 사태 등 글로벌 불확실성 요인이 많아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될 시 불황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해운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미국 항만 적체가 지속되고 있고, 영국 또한 장기 대규모 파업을 예고하는 등 해운시장은 불확실성의 연속"이라며 "여기다 향후 2년간 컨테이너선 증가로 글로벌 해상운송 능력이 9% 늘어나는 데 비해 수요가 이에 못 미치고 있어 컨테이너 운임의 하락세는 연말을 지나 내년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 컨테이너 장기계약 운임은 전월 대비 4.1%, 전년 대비 121.2% 증가했다. 하지만 컨테이너 스팟 운임이 크게 하락하면서 장기 계약율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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