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독일 폭스바겐(폴크스바겐) 그룹 계열사인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포르쉐 AG)가 오는 29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에 상장한다. 기업가치 최대 108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시간 20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모기업 폭스바겐은 이번에 공모하는 포르쉐 우선주의 희망 공모가 범위를 76.50∼82.50유로(약 10만6천600∼11만4천900원)로 제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포르쉐는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최대 780억달러(약 108조원)의 기업가치로 94억달러(약 13조원)의 자금을 공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여기에 포르쉐 보통주 구주의 약 25%도 지주회사인 '포르쉐 SE'에 매각할 계획이다. 구주 매각 가격은 우선주 가격에 7%의 프리미엄이 붙는 수준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폭스바겐은 공모와 구주 매각을 합해 최대 195억유로(약 27조2천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렇게 확보한 자금의 절반 가까운 95억유로(약 13조3천억원)는 주주들에게 특별배당 형태로 환원한다. 나머지 100억유로(약 14조원)는 전기차로 전환과 배터리 사업에 투자할 방침이다.
폭스바겐은 이번 IPO로 발행하는 우선주 신주와 기존 보통주를 합해 전체 주식 수를 9억1천100만주로 늘린다. 이 같은 주식 수는 포르쉐의 대표적인 스포츠카 모델인 911을 상징하는 것이다.
한편 그룹 오너 가문인 포르쉐·피에히 가문은 이번 포르쉐 구주 매각에 따라 포르쉐 SE를 통해 포르쉐 보통주의 25%보다 한 주 많은 지분을 확보한다. 그 결과 포르쉐 주주총회·이사회에서 동의하지 않는 안건에 대해서는 의결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대해 이번 IPO가 오너 가문의 폭스바겐·포르쉐 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또 소수 투자자에 집중된 우선주 매각 방식으로 인해 주식 유통 물량이 제한될 우려도 나온다고 WSJ은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