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금리상승기 '3%대 고정금리' 안심전환대출 흥행 저조, 왜?
[초점] 금리상승기 '3%대 고정금리' 안심전환대출 흥행 저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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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수 4일차 1만771건·1조104억원 신청
총 공급 규모 25조원 대비 4% 수준
주택가격 상한 등 높아진 허들 영향
서울 중구 한국주택금융공사 서울중부지사에 안심전환대출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 한국주택금융공사 서울중부지사에 안심전환대출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지난 15일 출시된 우대형 안심전환대출의 인기가 시들한 분위기다. 접수 4일 차에 신청 규모가 1조원을 넘었으나, 까다로운 조건 탓에 시장의 반응이 예전만 못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21일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안심전환대출 신청 건수는 접수 4일 차인 지난 20일 기준 1만771건으로 집계됐다. 누적 취급액은 1조104억원으로, 안심전환대출 총 공급액인 25조원의 약 4% 수준이다.

창구별로는 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와 앱을 통해 5520건(5363억원), 국민·신한·농협·우리·하나·기업은행 등 6대 은행 앱과 영업 창구에서 5251건(4741억원)이 신청됐다.

안심전환대출은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최저 연 3.7%의 장기·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상품이다. 최근 금리가 급격하게 오른 데다 다음 달 한국은행이 또다시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인상하는 '빅스텝'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면서 주목받았지만, 막상 신청은 저조한 모습이다.

접수 초반임을 감안해도 신청 속도가 더딘 편이다. 안심전환대출 신청금액은 출시 첫날인 15일 2406건(2386억원) 대비 7718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공급한도를 채우려면 다음 달 17일까지 하루 평균 1조원 이상의 신청이 접수돼야 한다는 점에서 안심전환대출이 소비자에게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택가격별, 출생연도별로 분산신청을 받고 있다고는 하나 예상보다 신청이 더 적은 편"이라면서 "신청 기준이 까다롭다 보니 안심전환대출을 신청할 수 있는 차주 자체가 별로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저조한 성적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는 것은 3억원으로 정해진 주택가격 상한이다. 이번 1회차(9월15~30일) 신청에는 주택가격 3억원까지, 2회차(10월 6일∼17일)에는 주택가격 4억원까지 각각 신청할 수 있다. 지난 2019년 당시 주택가격이 9억원 이하 1주택 가구로 정해졌던 것보다 상한이 대폭 낮아진 것.

소득 역시 부부합산 7000만원 이하여야 한다. 금융권에서는 높은 허들로 인해 신청 가능한 대상자가 크게 줄었다고 보고 있다. 금융 당국도 안심전환대출에 대한 홍보 강화에 나섰지만, 실효성을 높이려면 주택가격 상한을 높이는 등 조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게 중론이다.

이때 고려돼야 할 것으로는 주택가격 동향이 꼽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7월 기준 수도권 아파트 중위가격은 6억2100만원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의 경우 9억6200만원으로 9억원을 훌쩍 넘는다.

당국은 내년에 출시할 일반형 안심전환대출 상품의 주택가격 상한을 9억원으로 높일 계획이다. 공급규모는 이번 우대형 안심전환대출보다 5조원 적은 20조원이다.

한편, 안심전환대출은 기존 대출 잔액 범위 내에서 최대 2억50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주민등록번호 출생연도 끝자리에 따라 가입 신청 요일이 다른 요일제 방식이 적용되며, 이달 29일과 30일에는 요일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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