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조 기업 대표이사 CEO, 10명 중 1명은 경력 7년차 이상
매출 1조 기업 대표이사 CEO, 10명 중 1명은 경력 7년차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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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가 제외 대표이사 CEO 268명 대상···5년 미만 70%
10년 이상은 14명···차석용 LG생건 부회장 17년 '최장수'
자료=한국CX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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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연 매출 1조원 넘는 대기업 가운데 대표이사 직함을 달고 7년 이상 활약하는 비(非)오너가 전문 경영인(CEO)은 전체의 10% 비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이상 유지한 CEO는 14명에 불과했는데,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같은 기업에서만 17년이 넘게 재직해 최장수 타이틀을 보유했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2년 매출 1조 클럽 중 대표이사 타이틀 보유한 전문경영인 재직 기간 현황 조사'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 기업은 지난해 상장사 매출(별도 기준) 1조 원이 넘는 곳으로, 올 반기보고서 기준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는 전문경영인이다. 오너 및 친인척 등 특수 관계에 있는 경영자는 조사에서 제외했다.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매출 1조 원이 넘는 국내 상장사 231곳 중 대표이사 직함을 공식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CEO급 최고경영자는 322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오너가 54명을 제외하면 전문경영인 대표이사는 268명이다. 이중 올해와 지난해 사이에 대표이사로 최초 선임된 인원은 106명이었다. 비율로 보면 39.6%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대기업 전문경영인 10명 중 4명꼴로 CEO 경력이 1~2년 이하로 비교적 짧은 경영자들이 다수 활약하고 있다는 얘기다. 3~4년차는 88명(32.8%)으로, 5년 미만 전문경영인 CEO 비중이 전체의 70%를 넘어섰다. 5~6년은 47명(17.5%), 7~9년은 13명(4.9%)이었다. 10년 넘게 대표이사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는 비오너 경영자는 14명(5.2%)이다. 7년차 이상이 10.1%를 점유한 셈이다. 

자료=한국CX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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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장수 CEO'로 불릴 만한 전문경영인 중 가장 오랫동안 최고경영자 자리를 지켜오는 주인공은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이다. 공시에 따르면, 차 부회장은 지난 2005년 1월 1일자로 LG생건 대표이사에 첫 등극, 올해 9월까지 17년8개월간 같은 회사에서 CEO로 활약 중이다. 

차 부회장의 공식 임기 만료 시점이 2025년 3월28일인 점을 고려하면 20년을 넘기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차 부회장은 LG생건 CEO에 오르기 이전, 지난 1998년 당시 45세로 쌍용제지에서 대표이사 반열에 처음 입성한 바 있다. 도합 대표이사 경력만 25년에 달한다. 

차 부회장 다음으로 백우석 OCI 대표이사 회장(2006년 3월17일~)이 16년6개월로 두 번째로 길다. 한승구 계룡건설산업 회장도 2008년 1월 이래 15년 가까이 CEO직을 이어오고 있다. 재직 기간 33년 중 절반 가까이 대표이사로 활약하는 셈이다. 2009년 3월에 CEO 지휘봉을 잡은 김팔수 서희건설 대표이사는 뒤를 이었다. 

2010년부터 13년 간 CEO 자리를 지켜오는 전문경영인 3명은 모두 금융 관련 회사에 몸담았다.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과 고원종 DB금융투자 부회장, 김정남 DB손해보험 부회장 등이다. 이 중 최 부회장은 2010년 2월26일자로 대표이사로 등극, 금융업 최장수 전문경영인으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조사 대상 전문경영인 중 대표이사 회장 직함을 공식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이들은 7명으로 조사됐다. 이중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은 1997년 7월부터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시작으로 공식적으로 대표이사 타이틀을 달기 시작했다. 이후 미래에셋캐피탈,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생명보험 대표이사 등을 거치며 기업의 최고봉인 대표이사 회장 직위까지 올라섰다. 

올 반기보고서 기준으로 대표이사 타이틀은 없지만 미등기임원이면서 회장 직위를 유지하고 있는 전문경영인에는 김기남 삼성전자 회장과 한준호 삼천리 회장도 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한 회장은 과거 대표이사 회장도 역임한 바 있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연구소장은 "최근 기업의 최고 직위인 회장 자리까지 올라가는 전문경영인은 과거보다 점차 늘고 있다"며 "특히 젊은 오너 3~4세 경영자들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오랫동안 경영에 매진해온 전문경영인들을 예우하는 차원에서 회장으로 승진하는 사례들은 앞으로도 더 많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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