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수혜주는 옛말?···금융주, '초긴축' 공포에 줄하락
금리 인상 수혜주는 옛말?···금융주, '초긴축' 공포에 줄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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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지주 일봉 차트. (사진=키움증권 HTS 캡처)
하나금융지주 일봉 차트. (사진=키움증권 HTS 캡처)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증시가 약세인 가운데, 대다수 금융주들 역시 동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통상적으로 금리가 인상되면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로 인한 수익이 기대되면서 은행주를 비롯한 금융주의 실적 기대감이 커지지만 주가는 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22일 오전 11시 8분 기준 KB금융(KB금융지주)은 전거래일 대비 0.41% 하락한 4만8600에 거래중이다. 같은 시각 신한지주(신한금융지주)는 1.11% 하락한 3만5750원에, 하나금융지주는 1.96% 빠진 3만7600원에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간밤 열린 9월 FOMC 결과로 인해 한미간 금리는 0.75%p 역전되면서 한국은행 역시 금리 인상에 속도를 높일 가능성이 매우 큰 상황이다. 10월 한은이 금리를 0.25%p로 올리고 11월에 미국이 다시 자이언트 스텝(0.75%p 인상)을 밟으면  한미 금리는 1.25%p로 더 벌어지기 때문이다. 연말엔 최대 1.5%p 차이가 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증권가는 한은이 금리 인상의 속도를 높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8월 기자회견에서 “역사적으로 볼 때 한미 금리 격차가 크게 벌어졌을 때 1%p 중심으로 왔다갔다 했기 때문에 너무 격차가 커지지 않는 정도로 부정적인 영향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적어도 한미 금리 역전 폭을 1%p 이상으로 벌리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금리 인상 압력이 커지면, 주식시장의 대다수 업종의 종목들이 약세를 보일수 밖에 없다. 기업들의 자금 조달 비용이 커지게 되기 때문이다.

다만, 금융주는 통상 다른 주가 흐름을 보인다. 금융주는 금리 인상기에 주가 강세를 보이는 종목으로 알려져 있다. 예대마진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그러나 은행업을 주력으로 하는 4대 금융지주의 주가는 연준의 세차례에 거친 자이언트스텝과 초긴축 기조에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앞서 7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0.5%p의 빅스텝을 결정한 직후에도 이들 금융지주사들의 주가는 오히려 신저가 행보를 이어갔다.

이처럼 금리 인상에도 금융주가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은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경기침체가 닥치게 되면 빚을 갚지 못하는 개인과 회사가 늘면서 은행의 자산건전성과 수익성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에 더해 금융당국이 금융권의 '이자 장사'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점도 은행주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장단기 채권금리의 금리 역전 현상도 금융주 약세의 원인으로 꼽힌다.

장단기 금리의 차이가 줄어 드는 수준 정도로도 통상적으로 금융주 실적에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금융사는 단기 조달과 장기 운용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데 장·단기 금리 차가 좁혀지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서는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수시로 발생하고 있다. 이달 16일 이후 3년물이 3.77%대에서 등락하는 반면 10년물 금리는 3.75%대에서 움직여 왔다.

보험사들의 운용 수익 전망도 어두워지고 있다. 예상보다 빠른 금리 인상 속도에 오히려 자산 건전성, 경기 침체 우려 등이 부각되면서 보험주 역시 약세를 면치 못하는 분위기다. 

다만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주가는 이날 엇갈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같은 시각 기준 삼성생명은 전거래일 대비 0.94% 하락한 6만3500선에서, 한화생명은 2.37% 하락한 2265원에서 거래중이다. 반면 삼성화재와 한화손해보험은 각각 0.52%, 0.57% 상승세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는 구간에서는 은행주와 보험주의 비중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증권주 역시 이날 약세를 보이고 있다. 증시 침체로 인한 수수료 수익 감소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의 건전성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같은 시각 미래에셋은 3.63% 하락한 6380원에, 메리츠증권은 5.36% 급락한 5330원에 거래중이다. 삼성증권도 전거래일 대비 2.23% 하락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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