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원·달러 환율 심리적 지지선 1400원 뚫렸다···상단은?
[초점] 원·달러 환율 심리적 지지선 1400원 뚫렸다···상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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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환율, 15.5원 뛴 1409.7원 마감···13년6개월來 '최고'
달러인덱스 111선 뚫어 '20년來 최고'···'킹달러' 베팅 급증
쏟아지는 악재에 상단 전망 '안갯속'···"1500원도 고려해야
22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서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22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서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원·달러 환율의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져온 1400원이 맥없이 뚫렸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3년6개월 만이다. 간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강도가 더욱 강해질 것이란 예상 속에 '킹달러'가 시장을 지배했다. 환율이 심리적 저지선으로 꼽히는 1400원을 넘어선 만큼, 1500원 돌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2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1394.2원)보다 15.5원 올라선 1409.7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3.8원 올라선 1398.0원으로 개장해 출발부터 연고점을 뚫어냈고, 장 마감 직전까지 꾸준히 오름폭을 키웠다. 특히 장중에는 결제 수요(달러 매수)가 확대되면서 1413.4원까지 올라섰다.

장중 외환당국으로 추정되는 물량이 일부 소화되기도 했으나, 쏟아지는 결제 수요를 감당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환율은 장중 고가 기준(1417.0원)으로도, 종가 기준(1412.5원)으로도 지난 2009년 3월20일 이후 13년6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은행권 한 외환 딜러는 "원·달러 환율이 한 달 만에 50원 넘게 솟구쳤으며, 지난 6월부터는 거의 달러당 150원 넘게 치솟았다"면서 "달러 급등세가 매일매일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환율은 장중 달러당 1405원 밑으로 내려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간밤 연준의 강도 높은 '매파'(통화긴축 선호) 신호에 '킹달러' 현상이 더욱 강해졌다. 연준은 21일(현지시간)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p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3회 연속 단행했다. 이로써 미국 기준금리는 2.25~2.5%에서 3.0~3.25%로 올라섰고, 지난 2008년 1월 이후 14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우리나라 기준금리(2.5%)와는 0.5~0.75%로 벌어졌다.

자이언트스텝은 시장에서 이미 예상한 수준이었으나, 연준은 향후 금리인상 기조에서 더욱 강력한 긴축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올해 금리 상단 전망은 4.4%까지 올라섰고, 내년 전망도 4.6%에 닿았다. 특히 점도표 상으로는 최대 5.0%까지 올라서면서 더욱 강도 높은 긴축이 예고됐다.

이에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는 이날 1% 넘게 급등하며 111선 후반대까지 올라섰다. 이는 지난 2002년 6월 이후 2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 국채금리 2년물은 이날 0.08%p 상승했고, 10년물은 0.03%p 내린 가운데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주요국 비(非)달러 통화들도 일제히 약세로 돌아섰다. 일본 엔화는 달러당 145엔을 기록하며 과거 1998년 8월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았고, 위안화도 한동안 '포치'(破七·달러당 위안화 환율 7위안 돌파)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달러당 1500원도 불가능한 레벨이 아니라는 관측이다. 환율이 이미 심리적 저지선이나 빅피겨를 넘어선 만큼, 단기적 수준의 상단을 전망할 수 없는 수준까지 와버렸다는 평가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일방적인 킹달러가 지속되는 가운데 원화가 강세 압력으로 돌아설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면서 "이제는 달러당 1450원을 1차 저항선으로 다시 설정해야 할 것 같다. 미국 연말 금리 상단이 높아지면서 투자자 입장에선 롱 플레이를 가능하게끔 분위기가 형성됐고, 1500원도 불가능한 레벨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날 '한미 기준금리차 변화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 분석을 통해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폭별로 원달러 환율은 1410~1434원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은이 다음달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할 경우 환율은 1434원, 0.5%p 올릴 경우 환율은 141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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