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킹달러' 약화 재료 부재···연준 인사 발언 '주목'
[주간환율전망] '킹달러' 약화 재료 부재···연준 인사 발언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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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고강도 긴축' 확인에 시장 충격
영국 파운드·중국 위안 약세 지속
전문가 "원달러환율 향방 우상향 예상"
(사진= 픽사베이)
(사진= 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3연속 자이언트 스텝과 시장 예상을 뛰어넘은 매파적 정책 경로에서 비롯된 '킹달러(King Dollar·달러 초강세)' 여파가 계속되고 있다. 이번주(26~30일) 외환시장은 달러 강세와 대외 불확실성 확산 등에 영향을 받아 달러 강세 국면을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특히 미 연준의 긴축 경계감을 약화시킬 이렇다 할 재료가 없는 상황에서 주중 있을 연준 주요 인사들의 발언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2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11시12께 1430.0원에 거래됐다. 이날 환율은 미국의 긴축 기조와 주요국 통화의 약세에 영향을 받아 오전 9시 전거래일보다 9.7원 오른 1419.0원에 거래를 시작했고, 개장 직후 1420원대를 돌파했다. 환율이 장중 1420원을 넘어선 것은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3월31일 이후 약 13년 6개월 만이다. 

지난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한 이후 달러 강세 현상이 점점 더 심화되고 있다. 연준은 6·7월 두차례 자이언트 스텝에 이어 이례적으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메시지는 선명했다. 경기 침체보다 '물가'가 중요하다는 것. 파월 의장은 FOMC 기자회견을 통해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경기를 희생시킬 수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전달하며 인플레이션과 싸우겠다는 의지를 시장에 재확인시켰다.

이날 시장은 앞서 예견된 자이언트스텝보다 기준금리를 0.75%포인트(p) 인상하면서 발표한 점도표에 놀랐다. 점도표에 연말 금리 중앙값으로 4.4%가 제시되면서 오는 11월 추가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을 열어뒀기 때문이다. 강도 높은 긴축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연준의 메시지에 모건 스탠리, 시티그룹 등 시장은 일제히 정책금리 전망 수준을 상향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연준의 긴축 의지가 달러 강세 기조에 힘을 실어줬다고 평가하며, 9월 FOMC 여진이 한동안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달러값 초강세 상황을 반전시킬 만한 주요 이벤트가 없는 데다 미 연준발(發)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더 커지면서 이주 외환시장에 지속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유럽 통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달러화 강세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영국이 약 70조원에 달하는 감세책을 발표한 이후 파운드화 가치는 1파운드당 1.0859달러까지 하락했다. 이는 1985년 이후 약 37년 만에 최저치다. 영국의 감세 정책이 경기 둔화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인 데다, 이후 인플레이션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받으면서 파운드 약세폭이 가팔라지고 있다. 영국의 재정건전성 우려가 글로벌 외환시장에도 계속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평도 나온다.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통화 약세도 지속되고 있다. 올해 들어 엔화는 달러당 150엔 밑까지 떨어지면서 2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위안화는 달러당 7위안대를 기록하며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정부가 금리인하, 부양조치 등 경기 방어와 금융 안정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하락세를 반전시킬 정도의 효과는 당장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에 시장은 이번주 연준 주요 인사들의 연설에 주목해야 하고 있다. 이주 보스턴, 애틀랜타,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뉴욕 등 10개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연설이 예정돼 있는데, 이들의 입에 따라 달러화 향방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연준과 같이 매파적인 입장을 표명한다면 달러 강화 환경이 한층 더 견고해질 전망이다.

오는 27일 발표되는 미국 주택가격도 주목된다. 주택가격은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금리 상승이 실물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다. 또 30일 발표되는 근원 PCE 물가지수와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도 환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PCE는 미국 상무부가 발표하는 물가지수로 연준이 통화 정책을 결정할 때 참고하는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에다 유럽 통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달러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날 외환시장 개장 이후 원달러환율이 급등한 것은 파운드화의 약세가 주효했다고 본다.

달러 강세가 달러 이외 통화 약세로 이어지고 있는 흐름이 지속되면서 이주의 원·달러 환율도 방향성 측면에서 우상향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단계적으로 등락을 보일 수는 있다. 연준 의원들의 발언과 미국 주택가격, PCE 물가지수 등에 따라 원달러 환율의 상승 요인이 조기 해소될지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김효진 KB증권 연구원

원·달러 환율 하락은 연준의 긴축 강도 완화, 중국의 부동산 시장 안정, 유럽의 에너지난 안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EU 국가들이 천연가스 비축 목표를 조기 달성하며 천연가스 가격의 상승세가 주춤해졌으나, 미국에서 광범위한 물가 상승세가 재확인됐고 중국 부동산 시장도 그간의 부양책이 효과를 낼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대내외 여건을 감안할 때 원(달러 환율 하락 전환을 당장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뚜렷한 저항선이 없다는 점에서도 환율 상승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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