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덕꾸러기' 대우조선해양, 21년 만에 새주인 찾나
'천덕꾸러기' 대우조선해양, 21년 만에 새주인 찾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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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인수시 방산사업 시너지 예상
대우조선해양 거제 옥포조선소 전경. (사진=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거제 옥포조선소 전경. (사진=대우조선해양)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올해로 22년째 산업은행 관리를 받으며 산전수전을 겪어온 대우조선해양이 2001년 워크아웃(재무개선작업) 졸업 후 21년만에 새 주인을 찾을 수 있을지 재계의 관심이 쏠린다.

26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여의도 수출입은행에서 진행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대우조선해양을 한화그룹에 매각하는 방안을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관계장관회의 결론에 따라 임시 의사회를 개최, 이 자리에서 대우조선 매각 향방이 결정될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의 불황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로 대우그룹이 공중분해를 시작한 1999년부터였다. 대우중공업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대우조선공업, 대우종합기계, 대우중공업으로 분할됐고, 대우조선공업이 현재의 대우조선해양이 됐다. 

산은은 2008년 3월, 이명박 정부가 민영화를 거론함에 따라 대우조선해양 매각 추진을 발표했다. 당시 새주인 후보로 포스코와 GS, 두산, 한화 등이 물망에 올랐다. 이후 그해 10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총력전을 펼친 한화가 선정됐다. 그러나 세계를 덮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이듬해 인수는 무산됐다.

위기는 2010년대 중반부터 더 심해졌다. 해운·조선업황 침체로 선박 수주가 급감하고, 레드오션에 저가 출혈경쟁으로 수익성이 더욱 악화한 것이다. 실제 대우조선해양은 2015년 2분기 3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내면서 임원 수 30%를 감축하고, 비핵심 자회사를 정리하는 등 자구계획안을 발표, 이행했다. 이 과정에서 산은의 부실한 관리와 경영진 분식회계의 민낯이 드러나기도 했다.

산은은 같은해 10월, 결국 4조2000억원 규모의 정상화 지원을 결정했다. 산은이 2조6000억원, 수출입은행이 1조6000억원의 신규자금을 투입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불과 2년 만인 2017년, 신규 자금만 2조9000억원에다 출자지원 2조9000억원 등의 추가지원이 이뤄질 정도로 상황은 심각해져만 갔다. 조선업황 회복 지연에 따라 수주가 부진했던 데다 선주사 경영 악화에 따른 프로젝트 계약 취소와 선박 인도가 연기됐기 때문이다. 

이후 2018년 3월, 글로벌 수주업황이 개선되면서 대우조선해양은 전년 영업이익 7330억원을 달성,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관리종목으로부터도 해제됐다. 

산은은 이 시기에 발 맞춰 2019년 1월, 대우조선 지분을 현대중공업에 현물 출자하는 방식으로 민영화 추진에 나섰다. 당시 조선 빅2가 합쳐짐에 따라 글로벌 1위라는 매머드급 조선사가 탄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다분했다. 하지만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시장 경쟁성을 이유로 인수·합병(M&A)을 불허함에 따라 또 다시 대우조선해양은 갈 곳 잃은 '미운오리새끼' 신세가 됐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3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일감은 예년에 비해 많이 따냈지만, 후판 가격이 지속 증가했고, 낮은 임금과 열악한 노동환경을 버티지 못한 근로자들이 연달아 이탈하는 현상까지 발생하는 탓에 불황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결과적으로 대우조선해양은 2001년 워크아웃을 졸업한 뒤부터 올해로 22년째 산은 관리를 받아오며 공적 자금만 10조원 가까이 받았지만, 주인 찾기는 진전이 없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대우조선해양이 이번 매각에 성공하면, 약 22년 만에 새 주인을 찾게 되는 것이다. 현재 유력 인수 후보자로 떠오른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 육해공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방산 기업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대우조선해양의 공급처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방산 수출에도 시너지가 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한화가 인수하면 조선 선박 부문과의 시너지뿐 아니라,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정상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우조선해양 내부에서도 한화 인수에 대해 우호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화그룹 관계자는 "인수를 검토 중이지만 이와 관련 내용을 확인해주긴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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