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매매 쏟아지나···증시 급락에 담보부족계좌 3배 증가
반대매매 쏟아지나···증시 급락에 담보부족계좌 3배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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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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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폭락하면서 주요 증권사들의 담보부족계좌수가 급증하고 있다. 빚을 내 투자했던 계좌의 반대매매 물량이 주가 하락을 더욱 부추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주 초 코스피와 코스닥이 폭락세를 보인 이후 반대매매가 쏟아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국내 5개 증권사의 담보부족계좌 수는 1만5779개다. 이달 초(5336개)의 3배에 달하는 수다. 이들 증권사의 담보부족계좌 수는 월초 대비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20배까지 증가했다.

담보 부족에 직면한 개인투자자들은 기한 내에 돈을 더 채워 넣지 못하면 반대매매를 당할 수 있다.

증권사들은 신용거래를 이용하는 계좌에서 평가금액이 주가 하락으로 담보유지비율(통상 140%) 이하로 떨어질 경우 2거래일 뒤 오전에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강제처분한다.

지난 26일 코스피가 3%, 코스닥이 5% 급락하고, 상장 종목 중 약 40%가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는 등 국내 증시가 폭락 장세를 보였다. 이에 28일엔 반대매매 물량이 본격적으로 쏟아질 가능성이 크다.

대형 증권사 중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KB증권 등은 담보부족계좌 수를 밝히지 않았으나, 증권사의 신용공여 한도가자기자본의 100%인 만큼 자기자본이 많고 리테일 비중이 큰 증권사일수록 담보부족계좌 수도 급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상반기 키움증권은 1224억원, 미래에셋증권은 1157억원, KB증권은 783억원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을 올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6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190억원,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9.7%로 집계됐다. 반대매매 비중은 이달 20일(11.1%)보다는 낮지만, 22일(6.3%), 23일(8.3%)에 이어 26일까지 늘었다.

미수거래는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고 사흘 후 대금을 갚는 초단기 외상이다. 증권사는 투자자가 미수거래에 대해 2거래일 이내에 결제 대금을 내지 못하면 강제로 주식을 처분한다.

아직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융자 잔고가 크게 줄지 않은 점도 증시가 추가 하락할 경우 반대매매로 이어질 우려를 키우고 있다.

금투협이 집계하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6일 기준 18조7767억원이다. 올해 7월 7일(17조4946억원)로연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이후 이달 중순까지 19조원대로 늘었다가 소폭 줄었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신용잔고율이 높다는 점이 수급 측면에서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주식 시장이 하락할 때 반대매매로 인한 추가 하락 우려를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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