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로 북미펀드 설정액 급증···수익률은 저조
달러 강세로 북미펀드 설정액 급증···수익률은 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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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욕증권거래소)
(사진=뉴욕증권거래소)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원달러 환율의 고공 행진으로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서 북미 펀드들의 설정액이 급증세다. 유럽 등 다른 권역의 펀드 설정액이 줄어든 것과 비교해 대조적인 현상이다.

달러 초강세가 이어지면서 북미 펀드로 유입되는 자금이 늘었고 달러를 원화로 환산한 금액도 커졌다. 다만 미국 증시가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북미 펀드의 수익률 역시 다른 권역 펀드와 마찬가지로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펀드 가운데 북미 주식형 펀드 91개의 설정액은 연초 이후 3조5407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전체 권역의 주식형 펀드 설정액 증가 규모는 4조314억원에 그쳤다. 이를 감안하면, 올해 주식형 펀드 설정액 증가분 대부분은 북미 펀드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해외주식형 펀드 가운데 유럽 상품의 설정액은 오히려 531억원 줄었다. 아시아(-84억원), 중남미(-65억원), 신흥국(-21억원) 등도 일제히 감소세였다.

반면 같은 기간 북미 채권형 펀드 32개의 설정액은 5324억원 증가했다. 이는 전체 권역의 채권형 펀드 설정액 증가액 4822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아시아 채권형 펀드 설정액은 297억원 감소했고, 신흥국과 중남미도 각각 191억원, 14억원 줄면서 북미 설정액의 증가분을 상쇄했다.

올들어 북미 지역에 투자하는 주식형과 채권형 펀드 설정액 증가분을 합하면 4조원을 넘어선다. 

이처럼 북미 펀드의 설정액이 불어난 것은 최근 원달러 환율이 치솟은 영향이 크다.

새로운 투자 자금이 북미 펀드에 유입됐을 뿐 아니라 달러 가치가 오르면서 이를 원화로 환산한 설정액 규모도 불어났다.

지난달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8.7원 내린 달러당 1,430.2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8일에는 장중 1,440.1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장중 1,440원 돌파는 2009년 3월 16일(고가 기준 1,488.0원) 이후 13년 6개월여 만이다.

다만, 이같은 원달러 환율 고공행진에도 불구하고 북미 펀드의 수익률은 부진한 상황이다. 미국 증시 역시 글로벌 주요국의 초긴축 기조와 경기침체 우려 영향으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지시간 지난달 29일 기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올들어 19.57% 떨어졌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나스닥 지수도 각각 23.62%, 31.37% 하락했다.

이에 따라 연초 이후 북미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도 19.92%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권역의 주식형 펀드 수익률(-20.67%)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수치다. 이 기간 오히려 중남미 상품은 6.46%의 수익을 내기도 했다.

같은 기간 북미 채권형 펀드는 3.69%의 수익을 내며 전체 수익률(-0.45%)을 웃돌았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환율 상승 속도로만 보면 현재는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가장 빠른 국면"이라며 "단기적으로는 레벨 부담으로 인해 원화 약세 속도가 제어될 수는 있겠지만, 환율이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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