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PF 신규 대출 사실상 중단···2금융권 금리는 고공행진
증권사 PF 신규 대출 사실상 중단···2금융권 금리는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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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자들 캐피탈·저축은행으로 눈 돌려
여의도 증권가 전경(사진=서울파이낸스 DB)
여의도 증권가 전경(사진=서울파이낸스 DB)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은행, 캐피탈, 저축은행 등과 더불어 증권사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의 부실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증권사들은 PF 신규 대출을 중단하거나 사업 위험성이 없는 건에 대해서만 대출을 실행하기로 했다. 은행에 이어 증권사들의 신규 PF 대출이 사실상 막히자 수요자들이 캐피탈, 저축은행으로 눈을 돌리면서 금리도 급등세다.

6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부동산 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올해 3월 말 기준 총 28조8436억원에 이른다. 2020년 말(24조5897억원)보다 17.3% 늘었다. 증권사는 시행사 지분부터 토지 매입 단계 브리지론, 선순위 및 후순위 대출 등 다양한 방식으로 부동산 PF 사업을 벌여왔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 들어서는 증권사들의 신규 PF 대출은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파악된다. 완벽한 사업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거나, 기존 브리지론에 대한 추가 대출 또는 사업 위험도가 크지 않은 건축물 개량·건설 등의 정비 사업 등에만 대출이 나갔다.  

현재 증권업계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4.7% 정도다. 이는 부동산 호황기이던 2019년 말(1.3%)의 3배 이상으로 높아진 수준이다. 일각에선 연체율이 내년에 더 급격하게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PF 대출 연체율은 PF 대출액 중 연체금액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증권사들의 PF대출 가운데 연체금액은 올해 1분기 말 1985억원으로 지난해 말 1232억원 대비 753억원(61.1%) 증가했다. 

최근 유안타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신규 PF가 급감하고 주식 거래대금이 매 분기 감소세를 보이면서 증권업의 3분기 실적은 상반기보다 부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보고서에서는 PF 우려와 관련 "실제로 부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기 보다 '익스포저' 자체를 부실 가능성이 있는 자산으로 보는 거부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직까지는 사업장의 자금 조달이 한두 차례 연장되고 있지만 내년까지 침체가 이어져 사업지들이 매물로 쏟아질 경우 부실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부동산 PF 익스포저는 대형사일수록 절대적 금액은 많다. 메리츠증권이 올 3월 말 3조558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삼성증권(3조3940억원), KB증권(2조7265억원), 한국투자증권(2조6569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아울러 익스포저에 대한 우려만으로도 이들 증권사의 주가 하락폭은 더 커졌다. 9월 한달 주식시장에 상장된 22개 증권사 가운데 하락폭이 가장 큰 곳은 메리츠증권으로 무려 24.07%나 급락했다.  

일각에서는 PF 부실 위험은 오히려 중소형 증권사가 더 높다는 분석이다. 일부 중소형사들이 부동산 PF 사업에 공격적으로 자금을 투입했기 때문이다.

국내 한 신용평가사 연구원은 “중소형 증권사들의 우발부채 상당액이 부동산 PF와 브리지론(사업성만으로 대출을 심사하는 개발 초기자금) 등으로 구성돼 있다”며 “부동산 경기에 따라 지금보다 건전성 관리 부담이 더 커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처럼 PF 대출 부실 우려가 커지면서 이미 4대 시중은행들은 사실상 PF 대출에 대한 심사 자체를 중단시켰다. 이어 증권사들까지 신규 PF 대출에 극도의 보수적 입장으로 바뀌자 자금 수요는 캐피털, 저축은행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에 최근 서너달 새 이들 금융권의 PF 대출 금리는 20%대에 바짝 근접한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나이스신용평가는 캐피탈사들의 부동산금융 대출을 우려하는 보고서를 내면서 '상환 대출' 규모가 '회수 자산' 규모보다 더 커지는 유동성 갭 비율에 대해 짚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캐피탈사들은 부족자금을 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해야 하지만 최근 채권시장까지 급격히 위축되면서 캐피탈사들의 신용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올해 하반기 한국투자· 에큐온·BNK캐피탈이, 내년 상반기에는 한국·에큐온·메리츠·BNK·키움캐피탈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나신평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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