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밟은 '빅스텝'에 주담대 8% 시대 본격화
또 밟은 '빅스텝'에 주담대 8% 시대 본격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택·전세·신용대출 다 오른다···가계빚 '눈덩이'
연말 기준금리 3.5%···가구당 이자부담 420만원↑
서울 한 은행 앞에 대출 안내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한 은행 앞에 대출 안내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한국은행이 두 번째 '빅스텝(기준금리 한번에 0.5%p 인상)'을 단행하면서 10년 만에 기준금리 3% 시대를 열었다. 잇단 기준금리 인상에 이미 7%대를 돌파한 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도 곧 8%를 넘어설 것으로 보이면서 대출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고강도 긴축에 주담대는 물론 전세대출, 신용대출 금리가 모두 치솟고 있어 가계빚 상환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혼합)금리(금융채 5년물)는 연 5.09~7.176%로 최고금리가 7% 초반대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지난해 8월 말과 비교해 금리 상단이 2.75%p(포인트), 하단이 2.17%p 상승했다. 주담대 고정금리 상단은 지난달 말 7%를 돌파한 이후 7% 초반대를 이어가고 있다.

5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신규코픽스 6개월)는 이날 기준 연 4.50~6.85%로 7%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주담대 변동금리 역시 지난해 8월과 비교해 상단이 2.72%p, 하단이 1.88%p 올랐다. 1년여 만에 주담대 금리가 2~3%p 가량 오른 것이다.

고강도 긴축의 여파는 주담대뿐 아니라 전세대출과 신용대출에도 미치고 있다. 이날 기준 5대 은행의 전세대출(신규코픽스 6개월) 금리는 연 4.26~6.89%, 대표 신용대출 상품(금융채 6개월물)의 금리는 연 4.87~6.72%로, 최저금리가 모두 4%를 넘어섰고 최고금리는 7% 돌파를 앞두고 있다.

특히, 전세대출과 신용대출은 취약차주 이용 비율이 높고 대부분 변동금리에 연동돼 있어 금리상승 충격이 더 크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전세자금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은행 변동금리 연동 전세대출 잔액은 151조5000억원으로 전체 전세대출의 93.5%를 차지했다. 또 상대적으로 연소득이 높지 않은 20~30대가 전체 은행 전세대출 이용자의 6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2%대였던 전세대출 금리가 지금은 4%만 돼도 저렴한 수준"이라며 "이자비용이 2배 이상 뛰다 보니 세입자를 못구하는 집주인이 많아졌고, 결과적으로 부동산시장이 폭락해 한국경제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란 우려가 많다"고 말했다.

또다른 은행 관계자는 "신용대출은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고소득자를 중심으로 상환하는 추세인데, 당장 급전이 필요한 취약차주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고금리 대출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기준금리 인상이 몇 차례 더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긴축에 따른 한미 금리차 역전 방어, 고물가 등을 고려해 한국은행이 올해 11월 남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연말 기준금리는 연 3.25~3.50%까지 오를 수 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최종금리(terminal rate)가 높아지면서 한국 기준금리 고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며 "한국 기준금리 정점 전망을 3.5%로 상향하고, 금리인상도 내년 1분기까지 연장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기준금리가 연 3.50%까지 오른다면 지난해 8월부터 가계가 부담해야 할 이자규모만 약 420만6000원 늘어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5%p 오르면 가구당 이자부담이 연간 70만1000원 늘어난다. 기준금리가 연 3.50%까지 오른다면 지난해 8월부터 3%p 오른 것이 돼, 이자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예측된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