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중 유독 LGD만 'RE100' 빠진 이유는?
LG그룹 중 유독 LGD만 'RE100' 빠진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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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마저 RE100 가입과 탄소중립 선언
전문가 "글로벌 고객사로 인해 따를 수 밖에 없어"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LG그룹 중 유일하게 'LG디스플레이'가 RE100에 가입하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삼성디스플레이마저 RE100 가입을 공식화함에 따라 LG디스플레이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14일 LG그룹의 ESG보고서에 따르면, RE100을 가입한 그룹 계열사는 LG전자·LG이노텍·LG화학·LG에너지솔루션·LG생활건강·LG유플러스 등으로 유독 'LG디스플레이'는 빠져있다. RE100(Renewable Energy 100)이란 기업이 100% 재생에너지로 제품을 생산하겠다는 국제적인 캠페인이다. 

LG디스플레이는 2030년까지 탄소감축 40%, 2050년까지 90%라는 목표를 세웠지만, 탄소중립 선언은 아직 하지 않았다. 

그동안 디스플레이 산업계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는 노력이 실익으로 남지 않는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모든 액정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에 활용되는 박막트랜지스터(TFT) 제조 공정과정에서 무조건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전기를 다량 사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기술이 발달할수록 탄소 배출이 더 늘어난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최근 중국의 저가 액정표시장치(LCD)보다 우위를 점하기 위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공정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OLED는 LCD보다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심지어 산업 특성상 전기 사용량이 많은데, 국내 재생에너지는 공급량은 적고 가격은 비싸다. 2020년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3만7162GWh(기가와트시)였는데, 같은 해 삼성전자의 국내 전기 사용량은 1만6114GWh였다. 국내 재생에너지의 40% 가량을 삼성전자 1곳이 다 쓸 정도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전력소비 기준 국내 4, 5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13일 환경경영전략을 발표하면서, RE100에 가입하고 2050년 탄소중립 계획을 선언했다. 

이를 위해 삼성디스플레이는 저 GWP(지구 온난화 지수) 대체가스, 소비전력 25~52%까지 저감할 수 있는 저전력 디스플레이를 개발하기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글로벌 재료업체와 협력해 OLED 유기재료의 효율을 높여 디스플레이의 소비전력을 낮추기로 했다. 

국내 두 디스플레이 제조사 가운데 홀로 RE100에 참여하지 않게 된 LG디스플레이 역시 어쩔 수 없이 빠른 시일 내 탄소중립 계획을 선포할 수밖에 없게 됐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물론 디스플레이 산업 자체가 RE100 가입이나 탄소중립은 어렵지만, 그래도 최근 글로벌 고객사들이 RE100 가입을 많이 요구하는 상황이라, 결국 흐름을 따를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애플, 인텔 등 글로벌 업체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최근 적자 행진 중인 LG디스플레이가 R&D 투자를 강화해 탄소 배출을 줄이는 부분에 쓸 여력이 없어 RE100 가입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RE100 가입에 대해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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