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來 200조 성장'···'ETF 맞수' 삼성 vs 미래 여전히 각축
'5년來 200조 성장'···'ETF 맞수' 삼성 vs 미래 여전히 각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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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자산, 삼성 32.8조·미래 28.5조···점유율 차 5.7% 벌어져
"글로벌 ETF 공략 박차"···"해외 기반 혁신·테마형 ETF 주력"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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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국내 증시 부진이 지속하는 중에도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며 5년 뒤 200조원 규모로 불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러한 가운데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여전히 시장을 80% 이상 점유하며 '투톱' 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해외 ETF를 강화하는 데 만전을 기해 부동의 '1인자'를 수성하겠다는 계획이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14일 기준, 국내 ETF 순자산 총액은 75조8379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고치를 기록했던 8월 말(76조2018억원)에 비해 소폭 감소했지만, 지난달 말(75조7663억원)보다는 소폭 증가했다. 6월 말(73조7339억원)과 비교해선 2조원 넘게 늘었다.  

이 중 삼성자산운용의 'KODEX ETF' 순자산은 32조8445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ETF' 순자산은 28조5574억원이다. 두 운용사의 ETF 시장 점유율은 80.9%로, 처음으로 80% 비중을 넘겼다. 두 곳 모두 순자산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삼성자산운용의 독주 체제가 단연 주목된다.  

7월 중순 30조원 남짓이던 삼성자산운용의 순자산은 석 달 새 2조원 가까이 불어나면서 점유율이 41.8%에서 43.3%로 확대됐다. 이로써 당시 3.8%에 불과했던 미래에셋자산운용과(37.7%)의 격차를 5.7%로 벌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순자산은 5000억여 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2020년 말까지만 해도 순자산 13조1686억원, 점유율 25.3%에 불과했다. 삼성자산운용(27조506억원, 52.0%)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이후 급성장하며 지난해 11월 말 24조3147억원(점유율 34.9%), 8월 한때 30조원을 넘겼지만, 이후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최근 변동 장세에서 단기 투자 상품 라인업이 흥행하면서 순자산이 눈에 띄게 불어났다. 삼성운용의 'KODEX KOFR금리액티브(합성)'은 지난달 1조1705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월별 증가액 1위다. 'KODEX 단기변동금리부채권액티브'도 순자산이 3235억원(3위) 늘어났다.

미래에셋운용은 국내 증시 침체 영향으로 'TIGER 200'와 'TIGER MSCI Korea TR'의 순자산이 각각 2592억원, 2516억원 줄었다. 또, 개인 투자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해외 ETF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 ETF'도 중국 전기차 업종 부진으로 1147억원의 자금이 줄었다.

현재 76조원 안팎인 국내 ETF 시장은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오는 2027년에는 약 200조원, 2032년 300조원 규모까지 불어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 최초로 ETF를 출시, 시장을 개척해 온 삼성자산운용은 앞으로도 '20년 왕좌'를 굳건히 한다는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국내에서 나아가 글로벌 ETF 시장을 정조준해, '아시아 톱3'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삼성자산운용은 '넥스트 20년' 성장 전략으로 △해외투자 ETF 상품 공급 확대 △우수한 액티브ETF 상품 선제적 출시 △채권형 ETF 시장 확대 △투자솔루션이 내재된 자산 배분형 ETF 지속 출시 등을 제시했다. 여기에 현재 7개 ETF를 운용하고 있는 홍콩 거점을 확대하는 한편, 미국 뉴욕 증시에 KODEX ETF를 직상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최창규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본부장은 "글로벌 ETF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미래 트렌드를 이끌어갈 해외투자 ETF 상품 공급을 더욱 확대하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액티브 ETF 시장에 우수한 상품을 선제적으로 출시할 것"이라며 "채권형 ETF 시장 확대를 이끌어내도록 노력하는 한편, 투자 솔루션이 내재된 자산 배분형 ETF(TDF, TRF, 채권혼합형를 지속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운용도 '추격자'로의 기세가 한풀 꺾였지만, 삼성자산운용의 아성에 지속적으로 도전할 예정이다. 2006년 후발 주자로 시장에 등장한 미래에셋운용은 '글로벌X' 등 해외 ETF 운용사 인수를 바탕으로 급성장했다. 지난해 말 타사에서 잇달이 인재를 영입, 임원을 113명으로 늘려 변화를 꾀했다. 전체 임직원(542명) 5명 중 1명 꼴이다. 

향후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해외 테마형 ETF에 주력하는 한편, 장기투자가 가능한 혁신 상품들을 계속해서 내놓을 계획이다. 여기에 '월배당 ETF'로 성장에 박차를 가한다.  매월 편입 자산에서 나오는 이자와 배당금을 받을 수 있어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TIGER 미국나스닥100커버드콜(합성)'이 대표적이다. 나스닥100 지수 콜옵션(미리 정한 행사 가격으로 주식을 살수 있는 권리)을 매도해 수취하는 프리미엄을 분배금 재원으로 삼는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 이후 시장이 변하고 투자자들의 눈높이가 바뀐 상황에서 혁신·테마를 위주로 한 ETF 상품을 내놓은 점이 그간의 성장에 주효했다"면서 "앞으로도 시장 점유율에 연연하지는 않되, 다양한 다양한 상품들을 계속해서 발굴, 출시해 고객들의 선택을 받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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