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경상수지 변동성 큰 상황···수출경쟁력 제고 필요"
한은 "경상수지 변동성 큰 상황···수출경쟁력 제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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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BOK이슈노트'···수출 여건 점검·경상수지 평가
상품수지 개선세 더뎌···서비스수지 적자폭 확대
(사진=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에너지류 수입 급증에 따른 경상수지 악화 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당분간 상품수지 개선은 더디고, 서비스수지 적자폭은 확대되는 등 상방리스크보다 하방리스크가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최근 경상수지 적자가 단기적이고 표면적인 위기일 뿐, 경제위기를 초래할 수준은 아니라고 선을 긋는다. 하지만 변동성이 큰 상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수출경쟁력 및 서비스업 경쟁력 제고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국은행은 19일 발표한 'BOK이슈노트'에 실린 '향후 수출 여건 점검 및 경상수지 평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주욱 한은 국제무역팀 과장은 "향후 경상수지는 수출 둔화세가 확대되고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호조 요인(운송·여행)이 약화되는 가운데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 당분간 변동성이 큰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우리나라 수출은 상반기까지 양호했던 증가세가 크게 줄어들었으나, 수입은 에너지를 중심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지속해 향후 무역·경상수지 흐름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지난 4월부터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이어지는 무역수지 적자가 이달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달 10일까지 누적된 무역적자 규모는 300억달러를 넘는다. 경상수지도 지난 8월 30억5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 코로나 19충격 이후 월간 적자 규모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통상 우리나라는 자원을 들여와 이를 가공해 수출로 외화를 벌어오는 구조인데, 최근 수출 중심 성장세가 크게 둔화하고 있다. 한은은 이런 배경에 대해 △주요국 동반 부진 △글로벌 IT경기 둔화 △경제분절화 심화 등을 꼽았다.

먼저 우리 경제의 주요 수출 대상국인 'BIG3'(미국·중국·유럽) 경기 위축으로 주요국 수입수요가 부진하다. 미국·유럽연합(EU)은 가파른 물가상승·금리인상 속도가 공통 충격으로 작용해 강한 경기 동행성을 보이고 있고, 중국은 '제로코로나' 정책, 부동산 부실 등 내부 문제가 상당기간 영향을 주면서 성장세가 둔화했다. 향후 우리 수출 흐름도 부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주요국 경기부진기 수출 증감률(왼쪽)과 우리 수출물량과 주요국 GDP간의 상관계수. (표= 한국은행)
주요국 경기부진기 수출 증감률(왼쪽)과 우리 수출물량과 주요국 GDP간의 상관계수. (표= 한국은행)

여기에 글로벌 IT경기도 크게 둔화했다. 소비자 IT기기(스마트폰·노트북·PC) 관련 팬데믹 특수요인(비대면·재택근무)이 약화되는 데다, 주요국 성장률이 둔화하면서다. IT수출은 지난 7월에 감소로 전환했고, 당분간 비(非)IT수출보다도 더욱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IT최종재 생산 비중이 높은 중국으로의 수출은 더욱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경제적 요인 외에도 팬데믹, 정치적 갈등으로 촉발된 지역별 경제분절화와 이에 따른 글로벌 무역규제 심화는 장단기 하방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주 과장은 "미국의 중국기업에 대한 견제가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점차 확대되는 가운데 강대국간 양자택일이 요구되거나 무역규제가 일방향으로 시행될 경우 우리 수출에도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대중 수출은 경기적 요인에 더해 중국의 기술력 강화 및 내수중심 성장구조 전환 등 구조적 요인까지 맞물려 수출 부진 흐름이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여기에 코로나 이후 재화수요 급증(운송·무통관), 서비스수요 감소(여행) 등의 소비 패턴에서 일상회복(재화→서비스)으로의 전환은 경상수지 개선에도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세계 주요국들과 비교해 아직까지 양호하다는 평가다. 우리 경제는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에너지시장의 움직임에 취약한 구조를 보이는데, 이런 에너지 수입액이 지난해 수준만 유지하더라도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비율은 주요국 대비 큰 폭으로 상승한다는 것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트라우마 때문에 구조적으로 경상수지 적자가 고착화하고 이것이 위기의 단초가 되는 게 아닌지 많이 걱정한다"며 "아직 한은과 국제기구는 올해 및 내년 경상수지 흑자가 연간 300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 경상수지 적자가 경제 위기를 초래할 단초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분간 높은 불확실성 등을 고려할 때 위기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주 과장은 "재화에서 서비스로의 소비전환은 경상수지 개선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경상수지 흑자기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출경쟁력 강화는 물론, 에너지소비 효율화 및 여행‧콘텐츠 등 서비스업 경쟁력 제고 노력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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