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發 배터리 화재 사전 감지기술 관심 '부쩍'
카카오發 배터리 화재 사전 감지기술 관심 '부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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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 주식회사 C&C 데이터센터 화재 현장에서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당국, 전기안전공사 등 유관 기관 관계자들이 합동감식을 위해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7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 주식회사 C&C 데이터센터 화재 현장에서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당국, 전기안전공사 등 유관 기관 관계자들이 합동감식을 위해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최근 '카카오 먹통' 사태를 야기한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배터리 화재를 계기로 배터리의 열폭주를 관리·감지할 수 있는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는 전력공급을 보조하는 리튬이온배터리 내부에서 발생한 스파크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른바 열폭주(thermal runaway)라고 불리는 현상이다. 열폭주는 주로 배터리가 완전 충전돼 에너지가 가득 차 있을 때 발생하는데, 원인이 너무 다양해 이유를 정확하게 찾아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특히 배터리 특성상 한 번 불이 붙으면 에너지를 모두 소진할 때까지 꺼지지 않고 전소하기 때문에 조사를 하더라도 발화 배경을 추측하는 수준에 그친다.

이 때문에 배터리 열폭주를 관리·감지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의견이 업계에서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셀이 열 폭주 하기 전 전압이 뚝 떨어지는 등 전조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며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등을 통해 감지가 잘 된다면 배터리 셀이 발화하는 걸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위해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LS일렉트릭은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온도 측정 기능이 있는 광섬유를 적용해 배터리의 온도 변화를 확인하는 기술을 개발해 지난 2020년 특허를 출원했다.

이 기술은 일반적인 배터리 랙 단위 기준이 아닌 개별 모듈, 혹은 셀 단위의 온도까지 정확하게 실시간으로 측정해 모니터링 할 수 있다.

삼성SDI는 지난 4월 모 콘퍼런스에서 차세대 BMS를 언급했다. 기존 BMS는 배터리 전반의 단편적인 정보만 파악할 수 있었지만 차세대 BMS는 배터리 잔존 가치나 내부 결함 징조 등까지도 사전에 구체적으로 예측할 수 있다. 기술 개발은 완료됐으며, 내년 이후 양산할 계획이다.

현대차 등 전기차 업체들이나 ESS 업체들은 배터리가 완전히 충전되면 화재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점에 착안, 배터리가 완전히 충전되지 않도록 제한하기도 한다.

그런가하면 화재가 발생했을 때 확산을 최소화 하는 기술들도 개발되고 있다.

LG화학은 독일에서 개최된 플라스틱·고무 박람회 '케이 쇼(K Show) 2022'에서 불에 타지 않는 단열재 '에어로젤(Aerogel)을 소개했다. 

에어로젤은 95% 이상이 기체로 구성돼 공기처럼 가볍지만, 물에 젖지 않고 불에 타지 않는 특성이 있어 우주선과 우주복 등의 단열재로 사용된다. 배터리에 적용할 경우 열폭주 확산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도 배터리 화재 발생시 열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주수·소화 시스템을 개발해 ESS에 적용하고 있다.

해당 설비들은 배터리 랙에 연결된 파이프를 통해 모듈·셀의 온도가 올라가거나 연기가 발생했을 때 특수 소화액·약재가 분사돼 대형화재로 번지는 걸 막는다.

업계 관계자는 "BMS·소화 시스템에 대한 기술 개발이 이뤄지고 있지만 화재가 발생하는 요인들이 워낙 다양해 100% 막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이번 카카오 사태 처럼 한 번씩 화재가 발생할 때마다 ESS 등 사업이 축소돼 지금은 사실상 고사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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