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發 후폭풍에···여전채 금리 첫 6% 돌파
레고랜드發 후폭풍에···여전채 금리 첫 6%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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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사, 자금조달 비상···취약층 부담악화 가능성도
레고랜드 전경 (사진=연합뉴스)
레고랜드 전경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글로벌 금리인상 기조에 '레고랜드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까지 겹치면서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 AA+ 금리가 사상 처음 6%를 돌파했다. 채권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여전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왔던 카드, 캐피탈 등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24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지난 21일 기준 연 6.082%를 기록했다. 전일(5.937%)과 비교해 하루 만에 금리가 14.5bp(1b0=0.01%p) 뛴 것이다. 올해 1월(2.420%)과 비교하면 금리가 2.5배 이상 뛰었다.

여전채 AA+ 3년물 금리가 연 6%를 넘어선 것도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처음이다. 여전채 AA 3년물 금리도 지난 20일 6%를 넘어섰는데, AA등급 금리가 6%를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4월 이후 13여년 만에 처음이다.

여전채 금리가 급등한 것은 그만큼 자금조달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긴축 기조,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어 여전채 발행이 어려워지다 보니 여전사들이 수요를 맞추고자 발행금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여전사들은 수신기능이 없어 회사채, 기업어음(CP)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여전채 발행 수요가 크게 줄어 자금조달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그나마 발행되는 여전채 금리도 높다보니 여전사들의 자금조달 상황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문제는 여전채 금리가 올라 자금조달 부담이 커지게 되면 여전사들도 카드론과 같은 대출금리를 올리거나 연체 가능성이 높은 중저신용자 대출을 줄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2금융권 주 고객층인 중저신용자 등 취약계층의 경제적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어렵기 때문에 리스크관리에 집중해야 하는데, 당국 눈치에 취약층에 대한 대출금리를 마냥 올릴 수 없으니 대출을 아예 내주지 않는 방향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2금융권에서도 대출을 받지 못하는 취약층들은 더 바깥(사금융)으로 밀려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채권시장 자금경색을 막고자 지난 23일 '50조+α'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대책을 내놨다.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에 따라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20조원, 회사채·CP 매입 프로그램 16조원, 증권사 지원 3조원, 주택도시보증공사·주택금융공사 사업자보증지원 10조원 등이 투입될 예정이다. 특히, 여전채의 경우 A+등급 이상이 채안펀드 매입 대상으로 포함됐다.

정부가 긴급 채권시장 안정 대책을 내놓으면서 시장이 안정화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 이날 국고채, 회사채 등의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떨어지는 등 진정국면을 보이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 이같은 정부 대책이 꽉 막힌 자금시장을 뚫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 계속되고 있어 대책의 효과도 단기성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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