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청약통장 가입자수 최대폭 감소
'고금리'에 청약통장 가입자수 최대폭 감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약시장 침체·정기예금과 금리 격차 영향
서울지역 아파트 단지. (사진=서울파이낸스 DB)
서울지역 아파트 단지. (사진=서울파이낸스 DB)

[서울파이낸스 나민수 기자] 최근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아파트 분양가 상승 등 최근 몇년동안 부동산가격이 치솟으면서 내집 마련이 어려워진데다, 고금리시대가 열리면서 청약통장에 대한 매력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2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청약통장 가입자수는 총 2851만8236명으로 전월 대비 4만741명(0.14%) 감소했다.

청약통장 가입자수는 지난 7월 전월 대비 1만8108명(-0.06%)이 줄어든 뒤 3개월 연속 감소세다. 감소폭도 8월 2만2194명(-0.08%)에 이어 지난달 4만명을 넘어서며 석달 연속 늘어나고 있다.

청약통장 가입자수가 계속해서 감소하는 것은 시중은행과의 금리 차가 크기 때문이다.

청약저축 이자율은 국토교통부의 ‘주택청약종합저축을 해지하는 경우의 이자율 고시’에 따라 정해진다. 가입일로부터 2년 이상 지날 경우 연 이자율은 1.8%로 규정돼 있다. 현행 이자율 고시는 6년 전인 2016년 8월 개정됐다.

이는 물가 상승률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데다, 현재 국내 기준금리(연 3.0%)보다도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시중은행이 5~6%대 예·적금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청약저축 이자율이 상대적으로 너무 낮다는 지적이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청약통장 이자율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청약통장 금리는 기획재정부와의 협의 및 규제 심사 등 절차를 거쳐 국토부 장관이 고시해 변경할 수 있다.

여기에 최근 분양시장이 청약 미달과 미계약, 미분양이 늘어나는 등 침체에 빠진데다 가점제 확대로 가점이 낮은 사람은 당첨 가능성이 희박해진 것도 통장 가입자의 가입 해지를 부추기고 있다.

다만 국토부가 청년 등의 내집마련을 돕기 위해 추첨제 적용 물량을 늘리고, 청약통장 이자도 소폭 상향 조정키로 함에 따라 내달 이후부터는 통장 가입자수 감소세가 진정 기미를 보일지 지켜봐야 한다.

통장 유형별로는 종합저축 가입자수가 8월 2070만3542명에서 지난달 2696만9838명으로 3만3704명(-0.12%) 감소했다. 신규 가입이 중단된 청약저축·청약부금·청약예금 가운데서는 공공아파트 청약이 가능한 청약저축이 -0.49%(-1937명)로 감소폭이 가장 컸고, 청약예금이 -0.45%(-4461명), 청약부금이 -0.39%(-639명) 줄었다.

전문가들은 청약통장을 해지하기 보다는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청약통장은 재테크 수단이 아닌 청약 자격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청약통장 해약은 고금리 시기에는 자주 나오는 얘기"라며 "하지만 향후 신규 아파트를 분양 받고자 한다면 청약가입 기간이 길어야 당첨 확률이 높아지는 만큼 혹시 모를 상황을 고려해 청약통장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