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 그룹 회장의 취임 2주년이 됐다. 최근 현대차 그룹의 변화는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전대 회장인 정몽구 회장은 순혈주의를 강조해 쇳물도 녹이는 모든 과정을 그룹 내에서 했다고 한다면 정의선 회장은 융합주의를 강조하고 있다. 자동차가 기존의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움직이는 가전제품’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이고, 도심형 항공모빌리티(UAM)과 로보빌리티로 확장되는 상황에서 ‘적과의 동침’이나 ‘이종간의 결합’ 등 융합적인 부분이 핵심과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현대차그룹이 미래의 생존을 위한 융합을 어떻게 구사하는지가 중요한 의무와 과제다..
정의선 회장은 수석부회장 시절부터 다양한 혁신을 일으켰다. 지금의 고성능 브랜드인 N브랜드를 안정화시킨 장본인이고 기아차의 독자적이고 확실한 자리매김을 성공시킨 사례도 있다. 제네시스라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안착은 무엇보다 가장 큰 실적이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최근 미국 시장에서 성공하면서 대한민국 시장과 더불어 약 3배의 판매실적을 이루면서 양적 팽창과 더불어 가장 중요한 질적 관리가 이뤄졌다. 일반적으로 글로벌 제작사의 영업이익률은 5~6% 수준이면 준수한 수준이며, 프리미엄 브랜드인 벤츠나 BMW가 약 10%의 꿈과 같은 두 자리수 이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제네시스 브랜드를 유럽이나 중국 시장에 선을 보이면서 앞으로의 숙제도 크다고 할 수 있다.
현대차 그룹의 전기차 모델을 세계적 순위로 올려 놓은 것도 정의선 회장이다. 수소차와 더불어 E-GMP 같은 완성도 높은 전용 플랫폼을 중심으로 출시되는 현대차 아이오닉5와 6는 물론 기아차의 EV6는 세계적인 상을 휩쓸면서 없어서 못 파는 차종이 됐다.
자율주행 기술이 선진국 수준에 다가간 실적도 중요하다. 이미 미국 내 ‘모셔널’이라는 합작사를 통해 뛰어난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이고 있고 선진국과의 간격도 크게 좁협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선진국과 약 4년 정도 벌어졌던 기술적 차이는 1~2년 정도로 좁아졌다. 도심형 항공 모빌리티인 UAM의 경우도 미리부터 나서서 ‘슈퍼널’이라는 합작기업을 설립하는 등 전향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부분도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다.
정의선 화장은 내부를 좀 더 융합적이고 유연성 높은 기업문화로 탈바꿈하기 위해 연공서열 파괴와 직급 개선, 복장 등 말랑말랑한 스타트업 개념으로의 개선을 지금도 진행하고 있다. 내부적인 결속과 내부적인 회사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현대차 그룹의 소프트웨어 회사로의 전환 선언도 중요한 그림이라 할 수 있다. 앞으로 자동차는 단순한 기계 덩어리가 아닌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소프트웨어, 즉 알고리즘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회사 차원의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물론 지금까지의 실적을 기반으로 앞으로의 과제도 많다고 할 수 있다. 내부적으로는 국내 10대 그룹 중 유일하게 남은 순환출자 구조를 끊어야 하는 숙제도 있고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인 IRA애 대한 자국 우선주의도 극복해야 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중국 시장도 해결해야 한다. 예전의 약 10% 점유율 시대는 가고 지금은 약 3% 수준이지만 앞으로도 그리 녹녹치 못하다. 미중 간의 경제 갈등도 눈여겨 봐야하고 예전 같이 글로벌 제조공장과 소비자 시장이라는 중국 시장이 사회주의 경향으로 크게 변하고 있어 어떤 방법으로 극복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과제이다.
노사관계도 중요한 꼭지라 할 수 있다. 물론 현대차 그룹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나라 전체의 문제인 만큼 선진형 노사관계로 발전시켜야 한다. 지금의 노조는 강성노조고 지난 정부의 노동자 프랜들리 정책의 기조를 그대로 안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사업하기 힘든 구조의 이유 중의 하나도 강성노조에 있다. 매년 하는 임단협과 기울어진 운동장 노사관계를 개선해야 하는 숙제도 있다.
현대차 그룹 정의선 회장 취임 2주년은 성공적인 시작점을 열었다고 할 수있다. 실적도 최고의 효과를 나타내고 글로벌 톱3의 가능성도 열었다. 성공적인 안착을 축하하면서 앞으로 현대차 그룹이 미래 모빌리티의 글로벌 시장을 이끄는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