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넘보는 주담대 금리···부동산 규제 풀었지만 효과 '글쎄'
8% 넘보는 주담대 금리···부동산 규제 풀었지만 효과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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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금리 8월 4.35%→9월 4.79%
금리 상승폭, 20년 만에 최대 수준
치솟는 이자 부담 "집 사기 어려워"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 아파트 밀집 지역 모습.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 아파트 밀집 지역 모습.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지난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한 달 만에 0.44%포인트(p) 뛰면서 가계대출 금리를 끌어올렸다. 20년 만에 최대 상승폭으로, 코픽스와 금융채 5년물이 오르면서 급격하게 높아지는 추세다.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는 이자에 '영끌족'의 시름이 깊어지는 것은 물론 대출수요도 꽁꽁 얼어붙은 모양새다. 정부가 집값 15억원이 넘는 아파트의 담보대출을 다시 허용하는 등 규제완화에 나섰음에도 정작 대출을 이용하는 이들이 많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8월 4.35%에서 9월 4.79%로 0.44%p 상승했다. 증가 폭으로 봤을 때 주담대 금리가 6.00%에서 6.49%로 0.49%p 오른 지난 2002년 2월 이후 20년 7개월 만에 최대치다. 금리 자체도 2012년 5월(4.85%) 이후 10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주담대 금리가 치솟은 것은 지표가 되는 금융채와 코픽스(COFIX) 금리가 올랐기 때문이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의 지표가 되는 은행채(무보증·AAA) 5년물은 전날 기준 5.276%를 기록했다. 지난 11일 2010년 8월 이후 12년 만에 5%선을 넘어선 후 5%대를 유지 중이다.

변동형 주담대에 영향을 미치는 코픽스는 9월 기준 3.40%로 전월 대비 0.44%p 상승했다. 코픽스가 3.40%로 오른 것은 지난 2012년 7월 이후 10년 2개월만이다. 이미 신한·KB국민·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 상단은 연 7%를 넘어 8%를 향해 가고 있다.

거듭된 금리 인상으로 이전과 크게 달라진 주택 대출 시장 상황에 집값 하락세도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이자 부담이 가중되면서 대출을 끼고 집을 사려는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는 게 금융권의 설명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집값 전망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이들이 많고, 무엇보다 금융비 부담이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어서 대출을 관망하는 분위기가 바뀌긴 힘들 것 같다"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더 끌어올릴 가능성이 커 은행권의 가계대출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이 금리 인상 충격을 강하게 느끼면서 정부의 대출 규제 완화의 효과가 작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앞서 정부는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을 풀고자 내년 초부터 집값 15억원이 넘는 아파트의 담보대출을 다시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규제 지역에서 집값의 20~50%까지만 빌릴 수 있도록 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규제도 집값과 상관없이 50%로 통일하기로 했다. 2019년 말 시행된 규제 모두 풀어버린 셈이다. 다음 달엔 규제 지역도 추가로 해제할 방침이다. 규제 지역이 해제되면 대출과 세금 규제도 풀린다.

금융권 관계자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문제도 있지만, 수요자들이 체감하는 가장 큰 부담은 이자 부분"이라면서 "최근 금리인상 흐름을 고려하면 일부 고소득자를 제외하곤 선뜻 은행에서 돈을 빌릴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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