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초유의 4연속 자이언트스텝···한은 금리셈법 '복잡'
美연준, 초유의 4연속 자이언트스텝···한은 금리셈법 '복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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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3.00∼3.25%에서 3.75∼4.00%로 상승
한미 금리격차 1%p···한은 11월 빅스텝 가능성
파월 "터미널 금리 점도표 예상보다 높아질 것"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ed·연준) 의장이 2일(현지시각) 열린 기자회견에서 금리인상 속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미국 연방준비제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ed·연준) 의장이 2일(현지시각) 열린 기자회견에서 금리인상 속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웹사이트)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4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을 단행했다. 급속한 금리인상에도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좀처럼 꺾이지 않자 이처럼 초유의 조치를 취하고 나선 것이다.

2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성명을 내고 연방 기준금리를 0.75%p 올린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3.00∼3.25%에서 3.75∼4.00%로 높아졌다. 이번에 단행된 0.75%p 인상은 시장에서 예견된 결과다.

앞서 연준은 지난 3월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면서 2020년 3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유지한 제로금리 시대를 마감했다. 이어 5월 0.5%p 올린 데 이어 6월과 7월, 9월에 각각 0.75%p씩 기준 금리를 올리면서 물가잡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난달 발표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8.2%, 전월보다 0.4% 각각 올라 물가 안정이 여전히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뺀 9월 근원 CPI는 전년 동월보다 6.6%, 전월보다 0.6% 각각 올라 40년 만의 최대폭 상승을 기록했다.

여기에 연준이 가장 정확한 물가 지표로 삼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도 5.1% 오르고, 노동 시장도 강세를 지속하면서 긴축 필요성을 더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최종 터미널 금리가 기존의 점도표 예상보다 더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도 했다. 점도표상 연준의 기존 최종 터미널 금리는 4.6%수준이었으나 이 보다 더 오를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다만 향후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의 여지는 열어놨다. 파월 의장은 "언젠가는 금리인상 속도를 줄이는 게 적절할 것"이라며 "그 시기가 이르면 다음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준 성명도 "향후 금리 인상 속도를 결정할 때 그간 긴축 통화정책의 누적된 효과와 통화 정책이 경제와 물가 등에 미치는 시간적 격차, 경제 및 금융 상황 진전을 고려할 것"이라고 적시해 이를 뒷받침했다.

그러면서도 터미널 금리는 더 높아질 것으로 말한 것은 금리 인상의 시가기 더 길어질 수도 있음을 예고한 것이다.

미국 기준금리 상단이 4.00%까지 오르면서 한국과의 금리격차는 더 벌어지게 됐다. 

두 나라의 기준금리 차이는 지난 9월 연준의 세번째 자이언트스텝으로 최대 0.75%p로 커졌다가 지난달 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빅스텝(기준금리 0.50%p 인상)과 함께 0.25%p까지 좁혀졌지만, 다시 1.00%p로 확대됐다.

1%p는 한미 금리 역전기(2018년 3월∼2020년 2월) 당시 최대 격차와 같은 수준이다.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뜻이다. 특히 원화 약세는 수입 물품 환산 가격을 높여 물가를 부추길 우려가 있다.

이에 따라 한은도 오는 24일 6연속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 확실시된다. 인상 폭은 유동적인데, 레고랜드발 채권시장 불안정 등 추가적인 악재까지 겹치면서 한은의 금리셈법은 훨씬 복잡해졌다. 이번 미국의 자이언트스텝 이후 실제로 원달러 환율이나 물가가 더 뛰거나 외국인 자금이 이탈 조짐을 보일 경우 10월에 이어 두 번 연속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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