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한국판 '론스타'는 언제쯤?
<기자칼럼>한국판 '론스타'는 언제쯤?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1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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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이 본격적으로 시끄러워졌다.

외환은행의 지분 51%를 확보한 론스타가 은행장 전격 경질에 이어 5일, 집행임원 4명으로부터 일괄 사표를 받아내 노조의 강력한 반발을 사고 있는 것. 이에 결제라인이 무너지는 등 경영에 일대 혼선이 빚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금융계 일각에서는 분통만 터뜨릴 게 아니라 지금이야말로 와신상담해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조용히 흘러나오고 있다.

시중은행 한 고위관계자는 언제까지 이렇게 휘둘리기만 할 것이냐며 우리도 론스타나 뉴브리지처럼 사설펀드를 만들어 미래에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뼈 있는 말을 남겼다. 외환위기를 겪으며 이들로부터 습득한 노하우를 우리도 십분 활용하자는 것.

이 관계자는 몇몇 금융인들 사이에서 이런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지만 아직 현실화되기까지는 몇 년이 더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직 노하우 축적이 미흡하다는 게 그 이유.

어떤 나라든지 계속 경제성장을 이룰 수는 없고 어느 순간 정체기를 맞을 수밖에 없는데 이는 세계 곳곳에서 불황이나 외환위기 등의 형태로 나타난다. 그러나 위기는 한편 기회를 의미하기도 한다. 현재 고도성장을 구가하고 있는 중국도 이 법칙에서는 예외일 수 없다.

론스타가 한국에서 작게는 몇 배, 많게는 수십 배에 이르는 차익을 남겼듯이 우리도 이들로부터 비싼 값을 치르고 얻은 노하우로 수익을 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게 한국판 론스타 설립 주장의 요지다.

부실채권, 부실회사, 부실 금융기관을 재빠르게 인수해 고가에 되파는 벌처 펀드들의 영업 행태에 대해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좋지 않은 시각이 팽배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또 한편 자본의 세계화라는 거대한 흐름을 거스를 수 없는 것 또한 현실이다.

이들의 행태를 그대로 답습하자는 주장을 받아들이기는 선뜻 내키지 않지만 어쨌든 분통이나 짜증만 내는 모습을 보는 것도 왠지 썩 보기 좋지는 않다. 그래서 외교에 정의는 없다는 말이 정석처럼 통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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