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S, 채권 시장 불안 증폭시키나···역마진 심화 우려도
MBS, 채권 시장 불안 증폭시키나···역마진 심화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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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주택금융공사 서울중부지사에서 안심전환대출 고객 상담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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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정부가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을 장기·고정금리형으로 바꿔주는 안심전환대출 이용 대상을 대폭 완화하면서 주택저당증권(MBS)이 내년 회사채 시장 불안정의 주된 요인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는 안심전환대출이 급증할 경우 재원 조달을 위해 MBS 발행을 대폭 확대해야할 상황이다. 대출금리가 조달금리보다 더 높은 이른바 '역마진' 현상이 한층 심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8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주금공은 이달 16일 발행 입찰을 거쳐 18일 3000억원 규모의 MBS를 찍을 예정이다. 주금공은 강원도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사태 등으로 발행 시장이 얼어붙자 10월 한 달간 MBS 조달을 하지 않았다. 이달 발행도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바 있지만 결국 주금공은 MBS 발행을 결정했다.

다만 이달 물량은 올 8월까지 매월 1~2조원의 MBS를 발행해왔던 것과 비교하면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주금공은 11월 MBS 발행을 위해 자산 실사, 채권 유동화 계획 등록, 주관사단 제안서 접수 마감 등을 신속히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신용 경색에 채권시장이 대혼란을 겪는 상황에서 MBS를 찍어낼수록 주금공은 역마진을 감수해야 한다. 

기준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4%대의 금리로 정책 모기지론을 공급해야 해야 하지만, 정작 MBS 금리는 5~6%선에 달하는 상황이다. 부동산 거래절벽으로 장기 고정금리인 적격 대출 등의 판매가 저조한데다 안심전환대출마저 흥행이 부진한 점은 오히려 ‘불행 중 다행’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더 큰 문제는 25조원 규모의 안심전환대출을 공급하기 위해 주금공이 MBS 물량을 시장에 쏟아낼 경우 채권 금리가 급등하고 대출금리도 동반 상승하며 채권 시장의 불안이 한층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주금공은 전일부터 안심전환대출 2단계 접수를 받고 있다.

정부는 주택가격을 4억원에서 6억원으로, 부부합산 소득은 7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신청요건을 확대했다. 대출한도도 2억5000만원에서 3억6000만원으로 늘렸다. 금리는 기존과 동일하게 연 3.7~4.0% 적용되며, 기존에 신청하지 못한 주택가격 4억원 이하 1주택 보유자도 신청할 수 있다. 올해 안심전환대출 공급 목표액은 25조원이다.

주택금융공사는 MBS를 발행할 때 국채선물 매도나 IRS 페이(매도)를 통해 헤지를 한다. 금리가 상승할 경우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서다. 당장 주금공이 금리 리스크를 헤지하기 위해 국채 선물 매도 등에 나선다면 국고채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

일각에서는 내년 1분기 채권시장이 안정화될 가능성을 제기하는 증권가의 예상은 빗나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증권사들은 내년 1분기를 채권시장의 전환점으로 꼽아 왔다. 금리 인상 사이클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투자 심리가 반전할 것이라는 근거에서다. 그러나 MBS 발행 확대에다 한국전력의 채권발행 한도 증액 등으로 인해 채권 시장 전환점은 더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주금공은 해외 채권 발행을 늘리고 국내 MBS 발행 시기를 조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조달금리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최근 일부 보험사의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 콜옵션 문제가 발생하면서 해외 채권시장에서의 한국물(KP)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퍼져 있어 해외 발행 또한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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