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증하는 '취약차주 부실' 우려에···보험사, 대출문턱 높인다
점증하는 '취약차주 부실' 우려에···보험사, 대출문턱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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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상·DB손보 이어 KB손보 신용대출 심사 강화 검토
주담대 금리 8% 목전···선제 대응 등 보수적 분위기 감지
16일 서울 시내 한 은행의 대출 금리 홍보물. (사진=연합뉴스)
16일 서울 시내 한 은행의 대출 금리 홍보물.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앞으로 보험사의 대출이 한층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가파른 금리 상승 속 부실 차주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일부 보험사들이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어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신용대출 심사 강화를 검토 중이다. 이르면 이달 말 시행 예정으로, 세부적인 내용은 내부 검토를 거쳐 확정하겠다는 방침이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신용대출의 경우 올해 봄 이후에 조금씩 진행하고 있으나,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이달 말 신용대출 심사를 강화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 신용대출을 취급하는 일부 보험사들은 관련 대출 문턱을 높이는 중이다. 현대해상에 이어 DB손해보험은 전날부터 신용점수나 등급을 기존보다 소폭 상향 조정하는 등 신용대출 심사를 더 깐깐하게 보기로 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신용대출을 비롯한 가계대출 증가세에 따른 관리 방안의 하나로 보여진다. 보험사가 취급하는 신용대출 규모는 비교적 적은 편임에도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부실차주가 늘어날 수 있다고 판단한 곳이 늘고 있다는 얘기다.

이들 보험사 외에도 업계가 취약차주 부실 위험에 대한 모니터링에 나선 만큼, 대출심사 기준을 높여 자금공급을 보수적으로 진행하는 곳이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런 분위기는 주택담보대출 시장에서도 감지된다. 주담대 금리가 연 8%를 목전에 둔 가운데, 주담대 수요에 대한 먹거리 기대감 이면에 높은 금리를 감내하기 어려워진 취약차주 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눈치다.

실제 주담대를 취급하는 보험사들의 최고금리는 연 7%를 훌쩍 넘긴 상태다. 이날 기준 교보생명의 '교보e아파트론' 상품 최고 금리가 7.68%로 가장 높았고, 한화생명의 '홈드림모기지론'이 7.53%로 뒤를 이었다.

1년 전 분할상환 변동금리 주담대 금리 상단이 4~5%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1년새 2%포인트(p) 넘게 상승한 셈이다. 이 외에 삼성화재(삼성아파트, 6.92%), 삼성생명(주택담보대출(한도형), 6.86%), ABL생명(ABLMortgage, 6.78%), 푸본현대생명(주택담보대출(가계), 6.66%)의 주담대 최고금리가 6% 후반대를 기록했다.

오는 24일 한국은행이 추가로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점에서 보험업계는 주담대 금리 상단이 8%를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국고채 3년물과 COFIX(코픽스) 금리에 연동되는 보험사의 주담대는 기준금리 인상이 곧장 금리에 반영되지 않지만, 단기 국고채 금리가 기준금리 향방을 따라가는 경향이 커서다.

금리가 빠르게 오르는 상황에서 보험사의 가계대출은 주담대를 중심으로 증가세를 유지 중이다.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2022년 10월중 가계대출 동향'을 보면 2금융권은 보험사와 저축은행을 위주로 대출 규모가 확대됐다. 보험사의 경우 올해 들어 10월까지 2조6000억원 늘었는데, 이는 같은 기간 1조9000억원 감소한 은행권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금리 상승 속 가계대출 수요가 늘면 이점도 늘어나지만, 취약차주의 부실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에서 부담도 한층 높아졌다"며 "내부에서도 취약차주 리스크를 미리 점검하고, 선제 대응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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