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영업적자·계열사 자금지원·유상증자···잇단 악재
롯데케미칼, 영업적자·계열사 자금지원·유상증자···잇단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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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 부담 단기간 내 해결 쉽지 않을 듯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사진=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사진=롯데케미칼)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롯데케미칼에서 사상 최악의 적자, 계열사 자금지원, 대규모 유상증자까지 연달아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기업 인수합병(M&A)에 따른 목돈 지출까지 앞두고 있어 재무 부담이 단기간 내 해결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레고랜드 부도 사태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롯데건설의 자금지원을 위해 유상증자에 참여해 876억원 규모의 지분을 취득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5000억원을 빌려줬다. 최근 자회사로 편입된 롯데정밀화학이 빌려준 3000억원까지 합하면 롯데케미칼에서만 9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이 빠져나갔다.

문제는 롯데케미칼의 상황이 그리 좋지만은 않다는 점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달 일진머티리얼즈를 2조70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신용평가사들은 과도한 배팅이었다며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지난 6월말 기준 롯데케미칼의 부채비율은 52.1%, 순차입금의존도 3.9% 등 재무적으로 탄탄한 상황이라 우려로 그칠 줄 알았다.

하지만 뒤이어 나타난 4239억원에 이르는 사상 최악의 영업적자를 맞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목돈 지출을 앞두고 돈을 더 벌어도 모자랄 판에 재정에 구멍이 난 것이다.

그렇다고 4분기 주력 사업인 석유화학 시황이 나아진다는 보장도 없다.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으로 원재료 부담은 확대되는데 최대 수요처인 중국이 제로코로나 정책을 고수하고 있어 제품 가격을 올릴 수도 없는 상황이다.

결국 롯데케미칼은 주주들에게 무려 1조1050억원이라는 거액을 요청했다. 롯데케미칼 측은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 중 6050억원은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대금으로, 500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롯데케미칼의 주주가치가 훼손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부진한 업황과 올해 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주주 배당 가이던스 충족 대신 자회사 현금 지원을 추진했다는 점에서 주주가치가 훼손됐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이번 유상증자로 조달하게 될 금액이 목표치에 모자랄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유상증자로 조달 목표 하고 있는 1조1000억원은 1차 발행가 13만원을 기준으로 한 금액"이라며 "최종 발행가액은 13만원과 2차 발행가액 중 더 낮은 금액으로 확정되기 때문에 최종 조달 규모는 이를 하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목표한 금액을 조달하지 못하면 롯데케미칼은 차입금을 늘리거나 내부 조달을 늘려야 해 재무구조의 불안정성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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