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주택 거래 정상화가 절실하다
[전문가 기고] 주택 거래 정상화가 절실하다
  • 임병철 부동산R114 팀장 
  • lim@r114.com
  • 승인 2022.11.25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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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

주택 가격 연착륙을 위한 부동산 규제 완화 조치가 잇따르고 있지만 주택 매수심리는 갈수록 얼어붙고 있다. 지난 18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69.2로 10년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또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1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서도 주택가격전망CSI는 61로 7개월 연속 하락해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매수심리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면서 2013년 이후 줄곧 상승세를 보였던 전국 아파트값이 9년 만에 하락 전환됐다. 매수심리가 급속도로 냉각되면서 역대급 거래 절벽도 이어지고 있다. 다른 지역도 그렇지만 특히 서울의 거래 절벽이 심각한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두 달(8~9월) 연속 1000건 이하로 거래됐고 올해 거래된 월평균 아파트 매매 거래량도 1400여건 내외로 통계가 작성된 2006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과거에 볼 수 없었던 거래 부진도 장기화되고 있다. 2008년 리먼 사태와 2012년 유로존 재정위기, 문재인 정부를 거치는 기간에도 거래 절벽은 있었지만 그 기간은 짧았다. 길어도 6개월을 넘지 않았다. 하지만 서울은 지난해 9월 이후 역대급 거래 부진이 1년째 이어지고 있다.

거래 정상화를 위한 부동산 관련 규제 완화책이 발표되고 있다. 지난 9월 발표된 '재건축부담금 합리화 방안'을 비롯해 10월 진행된 비상경제민생회의 후속조치인 대출규제 완화, 11월 발표된 추가 규제지역 해제 등 규제 완화 조치를 잇따라 내놓았지만 거래 절벽 속, 집값 하락세는 계속됐다.   

부동산 거래가 급격히 줄면서 공인중개사를 비롯해 가구, 인테리어, 이사 업계 등 관련 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부동산 거래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문을 닫거나 휴업하는 공인중개사무소가 크게 늘었다. 지난 9월 전국에서는 974개의 공인중개업소가 폐업하고 84개 업소가 휴업했다. 인테리어 업체나 이삿짐센터, 입주청소 업체들도 사정이 어렵긴 마찬가지다.    

감소로도 이어질 수 있다. 한국지방세연구원이 지난 9월 발표한 '2023년 취득세 세입 전망'에서 내년 취득세 세입액을 22조~26조원 수준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취득세수 33조8170억원보다 최대 9조원 가량 감소한 수치다. 전국 지자체들의 예산에서 취득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25~30% 정도 수준이다. 일부 지자체는 50%를 넘는 곳도 있다. 그리고 취득세의 80% 정도는 부동산 거래에서 발생한다. 이에 거래 절벽이 장기화될 경우 지방 재정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아파트 입주율도 5개월 연속 하락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10월 전국 아파트 입주율은 72.5%로 전월대비 0.1%p 떨어졌다. 미입주 원인으로는 기존 주택 매각 지연이 37.5%로 가장 높았다. 거래가 사실상 실종되면서 분양받은 아파트에 입주하지 못하는 입주 지연이 늘고 있다. 

지난 5년간 집값이 폭등 수준으로 크게 올라 하향 안정이 필요하지만 비정상적으로 위축된 주택 거래 시장의 정상화도 필요하다. 최악의 주택 거래로 부동산 관련 소상공인들이 큰 타격을 받고 세수 부족으로 지자체들의 주요 정책의 집행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기존 주택이 팔리지 않아 입주 지연이 속출하고 실수요자조차도 아파트 매수를 꺼리는 분위기다. 이처럼 주택 거래량 감소는 여러 분야에서 영향을 미친다. 그만큼 거래 정상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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